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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3] 불참한 장관, 사라진 통신사 CEO, 김빠진 韓기업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3’이 오는 27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벌써부터 김이 빠진 분위기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이종호 장관이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정보보안 이슈로 홍역을 치른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도 이번 MWC에는 얼굴을 비추지 않기로 했다. 연임 도전을 포기한 구현모 KT 대표의 적극적인 행보도 기대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통신시장 과점폐해를 언급하는 등 최근 업계를 향한 부정적 분위기가 기술혁신 기회를 도모할 MWC 행사에까지 번지고 있단 해석이 나온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관절염 등 건강상 이유로 이번 MWC에 불참한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이 장관의 불참 사유가 영 석연찮다는 눈길이 감지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통신 시장의 과점 폐해를 지적한 데다 과기정통부도 28㎓ 주파수 회수, 제4이통 진출 추진 등 통신업계와 각을 세우고 있어 통신사들의 잔치로 불리는 MWC에 참석하기 민망한 상황이 아니었냐는 시선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를 제외한 국내 통신사들 대표 역시 이번 MWC에 아예 참석하지 않거나 일정을 줄이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당초 MWC23에 참석해 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하려 했지만 최근 고객 개인정보 유출 및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인터넷 장애 등 여러 차례 악재가 터지며 발길을 돌렸다. 특히 LG유플러스는 글로벌 IT 기업인 델 테크놀로지스와 오픈랜 관련 업무협약을 온라인 화상회의로 체결해야 했다. 원래라면 MWC 현장에서 황 대표가 직접 미팅을 주도해야 하는 자리다.

MWC 직전 대표 연임 도전 포기를 선언한 구현모 KT 대표는 상황이 더 안 좋다. MWC 23에 기조연설 연사로 참석하기는 하지만, CEO의 의지가 필요한 글로벌 협력 논의는 불가능해졌다. 사업계획과 비전을 설명하는 현지 기자간담회도 급작스레 취소됐다. 구 대표의 연임 포기와 함께 국내에선 KT 차기 대표 하마평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어서 KT 안팎의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다.

주무부처 장관과 대표 통신사들의 CEO들이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서 국내 기업들도 보폭이 좁아졌다. 현지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의 경우 장관이 직접 부스를 돌며 사진도 찍고 기업 이름을 한번이라도 더 알릴 수 있게 홍보해줘야 하는데, 아예 장관이 불참한 이례적인 상황이어서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MWC가 물론 전시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미팅을 갖고 네트워크를 쌓는 아주 중요한 기회”라며 “CEO가 나서지 않고서는 활발한 논의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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