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오늘(1일) 오전 4시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 인상됐다. 기본거리는 현행 2킬로미터(㎞)에서 1.6㎞로 줄었으며, 거리당 요금 역시 조정됐다. 이에 더해 심야(오후 10시∼익일 오전 4시)엔 요금이 최대 40% 증가하는 할증 확대로 택시 이용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 커졌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의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교통비는 전년 대비 9.7% 올라 외환위기 여파가 지속된 1998년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전국 17개 시도 대부분이 택시,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이미 결정했거나 현재 검토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택시 중개를 주력으로 하는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할인 프로모션을 활용해 이용자 붙잡기에 나섰다. 대형 택시를 취급하는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 경우 수요 증가를 기대하는 동시에 잇따른 요금 인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내세워 반사이익을 노리는 플랫폼도 있다.
모빌리티 플랫폼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서울 택시비 인상에 대응 중이다. 먼저, 가맹 택시와 일반 택시, 모범 택시(고급 택시) 플랫폼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티(UT)는 새해를 맞아 이용요금 부담 완화를 위한 고객 감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기존 우티 이용자는 앱 내 ‘UT 택시’ 옵션으로 우티 가맹 택시에 탑승하면 10% 상시 할인을 적용받는다. 이로써 1회 이용당 최대 2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오는 12일까지는 서울에서 첫 탑승 이후 자동결제로 우티 일반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1000원 할인 프로모션을 횟수 제한 없이 진행한다.
국내 1위 차량공유 업체인 쏘카는 기본요금 증가에 따른 택시 수요 감소를 예상해 적극적인 홍보에 돌입했다. 이날 쏘카는 최근 증가하는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에서 이용 수요가 많은 출퇴근 시간대 카셰어링 차량을 대여료 99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출퇴근 쿠폰팩’을 전 회원에게 제공했다. 택시를 잡기 힘들거나 할증 등으로 가격 부담이 높아지는 심야 시간대 편도로 차량 이용을 원하는 고객엔 ‘쏘카존 편도’ 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했다.
이번 요금인상은 일반 택시로 분류되는 중형 택시에 한정된 만큼,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택시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났다.
타다 관계자는 “심야 할증에 이어 중형 택시 요금이 인상됐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선 오히려 대형 택시나 고급 택시 가격이 훨씬 합리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타다는 고급면허 기반 택시 서비스인 ‘타다 넥스트’라는 대형 택시 모델과 ‘타다 플러스’라는 고급차량 호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 조정에 맞춰 택시 서비스 개선대책을 추진하는 만큼, 서비스 품질에 대한 이용자 니즈도 더 높아질 것이라 본다”며 “고급 면허 기반 택시는 이미 질적인 면에서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택시 요금도 오를 가능성이 커, 관련 업계가 얻는 반사이익 효과가 길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아이엠(IM) 택시 운영사 진모빌리티 관계자는 “택시 요금이 올랐으니 다른 쪽으로 수요가 옮겨지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중형 택시 요금 기준이 오른 만큼,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형 역시 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