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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젝·그랩 한판 붙자” 카카오모빌리티, 라오스 진출로 글로벌 경쟁 첫발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 현지 전용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동남아시아에서 유일 내륙국인 라오스에 진출한다. 동남아 지리적 요충지인 라오스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그랩’, ‘고젝’ 등 로컬 기반 글로벌 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카카오모빌리티(대표 류긍선)가 라오스 국민 기업으로 불리는 엘브이엠씨홀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현지 전용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31일 밝혔다. 동남아 시장 공략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고도화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서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미주 지역인 괌에 카카오T 기술 인프라를 직접 적용, 한국형 모빌리티 플랫폼 세계화 첫발을 뗐다.

1997년 라오스에서 설립된 엘브이엠씨홀딩스는 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자동차, 오토바이 생산 및 제조 판매 중심으로 모빌리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오스 내 민간기업 중 최대 규모로 라오스 차량 판매 1위, 베트남 상용차 판매 2위 등 동남아 시장 내 높은 입지를 보유하는 곳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오스는 전기차를 포함한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비즈니스 니즈가 국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특히 엘브이엠씨홀딩스 경우 스마트 모빌리티 관련 국가사업에 참여하는 등 해당 신사업에 유독 높은 관심을 보이는 기업 중 하나다.

그러나 엘브이엠씨홀딩스의 주력 사업은 차량 제조와 판매 위주다 보니, 실질적인 스마트 모빌리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을 매개로 정보기술(IT) 산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이번 협업 역시 기존 사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으로 넘어가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글로벌 모빌리티 경쟁 전초기지로 ‘라오스’ 찍은 이유=라오스는 중국·미국과 함께 세계적인 모빌리티 시장으로 평가되는 동남아시아의 유일한 내륙국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라오스가 메콩 지역 모든 국가(캄보디아·미얀마·태국·베트남) 및 중국과 국경을 맞댄 지리적 요충지이자, 육로 교역 허브로서 무한한 잠재성을 지니고 있어 동남아 경쟁의 전초기지로 가장 적합했다고 판단했다.

라오스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의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 구축에도 이상적인 조건을 갖췄다. 전력을 수출할 정도로 전기에너지가 풍부한 만큼,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 중인 전기차 관련 서비스 수요를 위한 그린모빌리티 실현에 있어 주요 시험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리적·환경적 장점과 높은 이동 수요에도 불구하고 라오스의 대중교통 인프라는 현저히 부족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카카오모빌리티는 라오스가 가진 지역적 기반에 걸맞은 서비스 공급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현지에 카카오모빌리티만의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및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이식할 방침이다.

◆기술 인프라 현지화로 글로벌 주요 모빌리티 시장 ‘동남아’서 경쟁 본격화=카카오모빌리티는 연내 라오스 전용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현지 시장 환경에 적합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현지 방문 한국인만을 위한 서비스를 넘어 해당 시장 내 이동 수요자 모두를 위한 서비스를 구축하는 첫 사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시장 환경과 제도 등이 전혀 다른 국가에서 ‘기술 인프라의 현지화'를 이뤄낸 쾌거”라고 평가했다.

향후에는 라오스에서의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 전역으로 운영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고젝·그랩 등 로컬 기반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의 아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닌 독자 기술 인프라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다는 포부다.

◆전 세계 32개국서 제공되는 카카오T 로밍서비스 순항…다음 타자는 인바운드 로밍=카카오모빌리티의 글로벌 시장 진출 시작점은 카카오T 로밍이다. 현재 유럽·아시아·동남아시아·중동 등 총 32개국에서 운영 중이며, 각국 현지의 이동 수단을 연계해 해외에서도 끊김이 없는(seamless) 이동을 지원하는 서비스 영역을 지속 확대 중이다.

앞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에서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인바운드(국내 입국자) 대상 로밍서비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국 방문객 수는 엔데믹 이전인 전년 동기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른 인바운드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T 로밍은 엔데믹 기조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에 더해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이는 추세다.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한 지난해 6월 첫 주(6월2일~8일) 대비 올해 설 연휴 기간(1월19일~25일) 베트남과 태국에서 일평균 각각 3.8배, 7.5배 이상 운행 완료 수가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자유여행이 재개된 일본에서는 국경 완화 시점(10월13일~19일)과 비교해 운행 완료 수가 무려 27배 이상 확대됐다.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총괄 부사장은 “카카오모빌리티는 해외 로밍을 넘어 기술 인프라의 현지 직접 적용을 통해 한국 모빌리티 플랫폼의 세계화를 이루고 있다”며 “이번 라오스 진출로 동남아시아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를 선도하는 성공적인 해외 진출 사례를 지속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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