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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WC서 ISP-CP ‘망사용료 격돌’…메타·넷플릭스 연사로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망사용료’를 둘러싼 격한 대립이 펼쳐질 예정이다. 통신사 등 인터넷제공사업자(ISP·통신사)와 메타·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사업자(CP) 진영이 이번 MWC에서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월27일부터 3월2일(현지시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3에서 GSMA 장관급 프로그램(Ministerial Programme) 가운데 ‘네트워크 투자 : 디지털 혁명의 실현(Network Investment : Delivering The Digital Revolution)’ 세션이 다음달 28일 열린다.

이 세션에는 글로벌 통신사들과 글로벌 CP들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마니 마니모한 디지털인프라정책담당과 유럽 1위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의 볼프강 코프 공공·규제업무 수석부사장, 사우디 최대 국영 통신사 사우디텔레콤의 아미르 알제브레엔 그룹최고규제이행책임자 등 통신업계를 대표한 관계자들과, 메타의 마커스 레이니쉬 유럽공공정책 부사장, 넷플릭스의 딘 가필드 공공정책 부사장 등 글로벌 CP 업계를 대표한 관계자들이 연사로 참석한다. 이 자리에는 우리나라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함께한다.

세션에서는 망이용대가를 둘러싼 ISP와 CP간의 치열한 대립이 예상된다. ISP와 CP 진영이 망이용대가를 주제로 삼아 직접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는 이 세션이 처음이다.

ISP 측은 글로벌 CP들로 인해 전세계 네트워크 트래픽이 폭증한 만큼 공동의 네트워크 투자를 분담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CP 측은 네트워크 투자 분담의 부담을 호소할 가능성이 크다. 망이용대가 대신 네트워크 트래픽을 절감할 수 있는 기술적 협력 등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실제 넷플릭스 딘 가필드 부사장의 경우 지난 2021년 한국을 방문해 언론과 정부·국회 등에 접촉하며 망이용대가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갔다. 당시 가필드 부사장은 “넷플릭스가 망이용대가를 낼 이유가 없다”거나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기술인 ‘오픈커넥트’와 같은 “기술적 협력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망이용대가 논란은 전세계에서 들끓고 있다. 특히 유럽은 글로벌 CP에 대한 망이용대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을 비롯해 EU 내 통신사에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EU는 글로벌 빅테크가 망 투자에 기여하도록 하기 위한 ‘연결 인프라 법안’ 입법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수순인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도 글로벌 CP들의 망이용대가 지급이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들을 발의했다. 국내 전기통신망을 이용할 경우 정당한 망이용계약 체결 또는 망이용대가 지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망무임승차방지법’이라고도 부른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미국 출장에서 구글 본사를 방문해 구글 경영진에게 망이용대가 분담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MWC 개막일 첫 기조연설 주제는 ‘공정한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역시 망이용대가에 대한 내용으로 짐작된다. GSMA 이사회는 지난해 2월 MWC에서 빅테크가 인프라 투자 비용에 기여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은 적도 있다. 올해 MWC에선 관련해 더욱 구체화된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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