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현실에선 전시장 내 움직이는 피규어나 대형 조형물을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는 가운데, ‘디지털트윈 갤러리’의 경우 (전시공간 설계에서) 이런 창작자의 욕구를 해소해줬습니다.” (김세동 작가)
디지털트윈 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건물의 물리적 성질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옮기는 기술로, 지금까진 주로 제조현장에서 쓰인 가운데 최근엔 미술 영역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엔 ‘RUDE CARNIVAL: Omnibus Palette’ 전시회에 출품됐던 작품들이 디지털트윈 갤러리에 재등장했다. 전시회는 지난해 미국 마이애미 윈우드에서 열린 가운데, 디지털트윈 갤러리를 통해 더 많은 팬들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디지털트윈 갤러리는 작품의 질감과 입체감까지도 완벽 구현할까. 또 작가와 팬들의 만족도는 어느정도 수준일까. 지난 18일 갤러리스탠(Gallery Stan) 사옥에서 작가 샘바이팬(본명 김세동), 마우즈(본명 마성호)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갤러리 스탠은 세계 최대 아트페어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국 마이애미 아트위크 기간(11월29일~12월1일)에 ‘RUDE CARNIVAL: Omnibus Palette’ 전시회를 주관했다. 전시회에는 갤러리 스탠 소속 인기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거 출품된 가운데, 갤러리 스탠은 메타버스 스타트업 TCAG와 협력해 디지털트윈 갤러리도 선보였다.
디지털트윈 갤러리에선 12명 작가들이 마이애미 전시에 출품했던 작품들을 고화질로 관람할 수 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없이 인터넷(URL) 링크를 누르면 갤러리에 입장하는 방식이다.
전시 공간에서 아바타로 구현된 이용자는 3차원의 시점에서 작품을 자유롭게 감상 가능하다. 이 가운데 서로 다른 12개의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각 공간은 작가 개개인의 아이덴티티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TCAG 조성신 대표는 “작품을 작가님들로부터 전달받은 뒤 작품을 모델링하고 공간을 꾸미는 것부터 프로덕션까지 2개월 정도 소요됐던 것 같다”라며 “작품은 실제 전시회에 출품한 것과 동일하지만, 공간에는 아티스트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했다. 아바타도 작가님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트윈으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작품의 디테일을 살리는데도 집중했다. 특히 부조 작품의 경우 3D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텍스처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작품이 가진 성격을 가상공간에선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트윈 갤러리이기에 가능했던 부분도 있었다. 대형 조형물을 배치하는 등 전시 공간을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컸다는 설명이다.
갤러리스탠 송인지 대표는 “대형 조형물을 제작하는 것 자체가 작가 입장에선 가격적 부담이 있다. 특히 모든 조형물 제작사들이 중국에 있는데 중국 교류가 끊어지면서 조형물 제작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디지털트윈 갤러리에선 이런 대형 조형물을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점을 활용해 향후에는 관람하는 분들의 입장에서 경험적인 요소들을 디지털트윈 갤러리에 더 넣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진입장벽이 낮아진 점도 디지털트윈 갤러리에 강점으로 꼽혔다. 별도의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 전시가 운영되는 3일 동안 총 12개의 디지털트윈 전시 갤러리로 2만명의 국내 관람객이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지 대표는 “현실적인 허들 때문에 전시회에 올 수 없는 분들이 접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라며 “디지털트윈 갤러리를 통해 역으로 오프라인 전시회에 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용자는 많아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디지털트윈 갤러리가 가능했던 배경엔 KT의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술도 자리했다. 실시간 스트리밍과 고화질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IDC) 서버 성능 강화와 함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디지털트윈 갤러리는 몰입감 넘치는 초실감형 공간으로 제작하기 위해 언리얼엔진5라는 제작툴을 통해 총 50기가바이트 상당의 고용량 파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KT 클라우드게임서비스 담당 김수현 차장은 “게임박스를 통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어떤 서비스를 클라우드 스트리밍으로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고해상도 고품질 사양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TCAG를 만나게 됐다”라며 “자체 IDC와 솔루션을 가지고 A부터 Z까지 컨설팅이 가능한 건 국내에서 KT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타버스 시장을 키우려면 이용자들을 지속적으로 모으고 결국에는 강력한 콘텐츠가 필요한데 다수의 IP파트너를 가진 TCAG가 그런 부분에서 좋은 파트너라 생각해 협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향후 갤러리스탠은 가상공간에서 작품을 감상한 뒤 바로 구매도 할 수 있도록 디지털트윈 갤러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송인지 대표는 “NFT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분들의 경우 가상공간에 전시된 작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기능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많이 말씀을 해주셨다”라며 “디지털 환경에 맞춘 작품을 구성하고 세일즈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TCAG와 협력을 논의 중이고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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