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LG헬로비전이 전기차 충전사업을 모회사인 LG유플러스에 넘긴다. LG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인프라 사업을 핵심 신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LG헬로비전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통적인 먹거리인 케이블TV 사업 역시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전기차 충전사업을 대신할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대내외적인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 LGU+로 전기차 충전사업 양도…노조 반발도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이날 모회사인 LG유플러스에 전기차충전사업의 유무형 자산 등 사업일체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가액은 37억원이다.
LG헬로비전은 전기차 충전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왔다. 2019년 3월 국내 1호 전기차 충전사업자 포스코 ICT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자체적인 충전소를 구축하고 ‘포스코 ICT ChargEV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한 유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번 계약으로 앞으로 충전기의 설치·관리는 LG헬로비전이, 투자·운영은 LG유플러스가 맡게 된다. LG유플러스의 신사업 투자 여력이 LG헬로비전보다 낫다고 평가된 데 따른 결정이라는 후문이다.
사업 이관과 관련 노조의 반발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사업주도권만이 넘어가는 가운데, 향후 회사의 성장성을 고려해 노조 측은 LG헬로비전 차원에서 과감히 투자해주기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LG헬로비전에 투자 여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기업의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현금성자산은 2022년 3분기 기준 약 1801억원으로 전년(1495억원)보다 크게 늘었으며, 안정적인 영업현금 창출을 통해 차입금의존도도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차입금 의존도는 2021년 39.6에서 이듬해 39.0으로 줄었다.
LG헬로비전 노조 관계자는 “계속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측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라면서도 “성장성이 좋은 사업들을 모두 모회사가 쪼개서 가져간다면 헬로비전 자체 경쟁력은 떨어질 것 아니냐. 이런 부분들이 내부 구성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사측은 고용안정 보장 등을 담은 협약서를 노조 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체된 케이블TV 시장, 新성장동력 확보 시급
업계 전문가들도 사업 이관에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한다. 케이블TV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전기차 충전사업은 케이블TV 결합상품의 경쟁력을 키워 지역 가입자 락인(Lock-in·잠금)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최근 발표한 '2021년 방송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21년 기준 케이블TV 가입자는 전년보다 1.9% 감소한 1288만 단자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LG헬로비전은 전기차 충전사업을 통해 기존 케이블TV 고객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공동주택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 방송통신 사업과 시너지를 모색하며 전국 23개 사업권역 기반 ‘No.1 충전 서비스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료방송시장에 모자라는 성장에 대한 아쉬움을 전기차 충전사업이 만회해줄 수 있다고 본 것 같다“라며 “새로운 사업 아이템의 유무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서 분명히 온도차가 난다”고 말했다.
◆ 전망은 낙관적…투자액·렌탈사업 매출 비중 ↑
LG헬로비전이 전기차 충전사업을 넘기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다양한 신사업들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매출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업계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LG헬로비전의 전망은 낙관적이다. 신사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작지 않은 가운데, 매출이 발생하기 까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2021년 기준 LG헬로비전은 IT 분야에 977억9861만원을 투자했다. 이는 딜라이브·KT스카이라이프·HCN 등 공시된 유료방송사 3곳의 IT투자액을 전부 합친 것 보다 많다. LG헬로비전은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과 렌탈 브랜드 ‘헬로렌탈’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온 가운데 IT투자액에는 이런 모바일·렌탈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인프라 구축 비용 등이 포함됐다. 또 LG헬로비전은 전국 78개 권역 가운데 23개 권역에서 유료방송 서비스를 제공 중인 가운데 넓은 권역에 대한 운영·관리 비용이 IT투자액에 반영됐다.
전체 매출에서 렌탈사업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2019년 전체 매출에서 10%를 차지했던 렌탈사업 매출은, 2022년 3분기 기준 19.7%까지 확대됐다. 향후 렌탈사업에 전기차 충전기를 추가, LG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도모할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헬로비전이 기본적으로 고정비 부담이 크지 않은 렌탈사업을 계속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라며 “렌탈사업 자체만으로는 수익이 크진 않지만, 가입자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사업을 키울 수 있다. DB만 잘 활용한다면 유료방송사업자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동시에 이탈을 막기 위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파수 재할당대가, 정부가 부르는게 값? “산정방식 검토 필요”
2024-11-22 18:23:52유료방송 시장, 역성장 지속…케이블TV 사업자 중 SKB 유일 성장
2024-11-22 13:28:49[디즈니 쇼케이스] 판타스틱4, MCU 합류…미소 짓는 케빈 파이기
2024-11-22 12:56:31LGU+,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AX 컴퍼니 구조 전환 가속화"
2024-11-22 10:18:34LG헬로 송구영 대표이사 재선임…사업 수익성 개선 '총력'
2024-11-21 18:33:01드림어스컴퍼니, 자본준비금 감액해 이익잉여금 500억원 전입
2024-11-22 14:57:25야놀자·인터파크트리플, 12월 ‘놀 유니버스’로 법인 통합
2024-11-22 14:57:10논란의 ‘퐁퐁남’ 공모전 탈락…네이버웹툰 공식 사과 “외부 자문위 마련할 것”
2024-11-22 14:23:57쏘카·네이버 모빌리티 동맹 순항…네이버로 유입된 쏘카 이용자 86%가 ‘신규’
2024-11-22 12:5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