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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⑧] 생사 기로에 선 지상파-유료방송-OTT

‘생존’이 화두다. 2023년이 밝았지만 IT산업계를 둘러싼 거시경제지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경기쇠퇴’(Recession)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IT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정부의 과감한 제도적 혁신도 요구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이라는 담론과 함께 디지털데일리는 2023년 신년기획으로 ‘IT산업, 생존의 경제학’을 주제로 IT산업계의 생존 해법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본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국내 미디어 시장이 혹한기를 맞았다. 지상파와 유료방송, 그리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이르기까지 신구(新舊)를 불문하고 생사의 갈림길에 선 상황이다. 이들을 구제할 길은 결국 낡은 규제를 철폐하고, 자체 경쟁력을 기르는 데 있다. 정부와 업계가 손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혹한의 시기 맞은 지상파-유료방송-OTT

국내 미디어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의 포화’다. 지상파든 유료방송이든 심지어 OTT든 국내 시장만으로는 시청자와 가입자가 한정돼 있다. 그런 와중에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기존 시청자를 빼앗기까지 한다. 글로벌 자본이 들어오면서 콘텐츠 제작단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시청자들의 눈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지상파나 유료방송, OTT는 ‘돈’이 없다. 현재 국내 미디어 시장의 재원구조는 유료방송사가 가입자 수신료와 홈쇼핑송출수수료를 받는 대신 지상파에 재송신료(CPS)를, PP(종편·보도·일반PP)에 프로그램사용료를 지급하는 구조다. OTT는 이런 프로그램사용료는 없지만 한정된 가입자 기반의 구독료로 대규모 자본을 끌어오긴 힘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미디어 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많다. 지상파가 가장 문제다.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지상파방송사 지분의 10% 이하만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한 소유 규제가 대표적인데, 각종 광고·협찬·편성 등 규제들도 만만치 않다. 유료방송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규제를 받는 규제산업에 속한다.

OTT도 상황은 나쁘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들이 OTT를 자신들의 규제권역 안에 넣기 위해 혈안인 실정이다. 이 가운데 구글과 넷플릭스 등 대형 글로벌 플랫폼들은 내지 않는 망 이용대가를 내야 하는 등 역차별 이슈도 존재한다. 글로벌 사업자 대비 자본은 부족하고 규제는 더 받는 이중부담이 현주소다.

◆ 과감한 규제 철폐와 절실한 생존전략 필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규제 철폐와 업계의 절실한 생존전략이 요구된다. 먼저 지상파 방송사를 둘러싼 각종 규제들의 전향적인 완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해묵은 논쟁인 공영방송의 역할과 의무를 분명히 하되, 민영방송과는 뚜렷한 구분을 두어 적극적으로 민간 경쟁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료방송은 민간의 영역에서 자유롭게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문을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상파와의 재송신료 분쟁, PP들과의 프로그램사용료 분쟁 등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대가산정 기준 마련 작업을 서두르고, 유료방송 사업자들 역시 독자 회생을 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OTT의 경우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게 1순위 과제다. 규모의경제로 돌아가는 OTT 시장의 경우 결국 대규모 투자가 경쟁력의 원천인데,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제도적인 개선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관계부처들 또한 관할 다툼보다는 OTT 진흥에 방점을 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김용희 동국대학교 교수는 “지상파나 IPTV가 생존하려면 결국 OTT처럼 적극적으로 화제성이 있는 킬러콘텐츠를 수급해야 하고, 케이블TV방송은 지역 커뮤니티 허브로서 역할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 사업자가 직면해 있는 각종 사전규제를 사후규제 모델로서 풀어주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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