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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메타버스 산업, 자율규제에 맡겨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2023년 신년 기자간담회 가져
-문화체육관광부에 게임 관심 촉구…게임정책 발표 공개 요구하기도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이 메타버스와 게임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메타버스 내 게임물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로 규제 받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다.

위정현 학회장(중앙대학교 다빈치가상대학 학장)은 11일 한국게임학회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등 실감형 미디어와 커뮤니티 특성으로 나누는 것이 맞고, 게임이 아닌 VR과 AR을 기반으로 재도약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위 학회장은 불과 지난해만 해도 게임사가 메타버스나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를 이야기하면 주가가 폭등했던 사례를 들었다. 한 게임사는 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컨퍼런스콜에서 메타버스가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자 기대감을 높이며 상한가에 갔었다.

위 학회장은 “구글 트렌드에서도 보면 알 수 있듯, 현재 메타버스 전체 이슈는 버블이 꺼졌다”며 “하지만 메타버스를 다루는 기업들 중엔 VR만을 다루는 등 보석 같은 곳들이 많고, 이 때문에라도 메타버스 용어나 요소들이 잘 정리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타버스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VR, AR처럼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VR이나 AR에 맞는 정부 정책이 나오고, 커뮤니티적 성격을 지닌 메타버스 플랫폼은 말 그대로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내버려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굳이 게임법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규제하지 않더라도, 생존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다루는 기업들은 자율규제로 스스로 엄격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학회는 이러한 화두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게임산업 정책 평가 ▲플레이투언(Play-to-Earn, P2E) 향후 전망 및 정부 정책 ▲게임질병코드 우려와 향후 대응 방안 ▲메타버스 산업 전망 ▲확률형 아이템 법안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던졌다.

위 학회장은 윤석열 정부 및 박보균 문체부 장관의 게임 정책을 평가했다. 특히 문체부가 지난 5일 발표한 2023년 새해 업무보고에서도 게임이 ‘패싱’ 당했다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핵심 추진 과제 중 게임이라는 용어 자체를 찾아볼 수 없고, K-콘텐츠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문체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K-콘텐츠 분야 2023년도 예산 총지출 규모는 8442억원이다. 이들이 제시한 게임산업 지원책으로는 ▲다년도 게임 제작 지원(90억원) ▲해외진출 바우처(72억원) ▲게임 예비창업자·스타트업 기획·개발 지원(50억원) ▲이스포츠(E-Sports)경기장 건립(10억원) ▲이스포츠 전문인력 양성(10억원) ▲장애인 이스포츠대회 개최(5억원) 등이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한국 게임산업 수출액은 86억7000만달러(한화 약 10조7568억원)로 세계 4위 수준이다. 위 학회장은 게임산업이 K-콘텐츠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홀대는 더 이상 멈추고, 세계 4위 게임 강국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문체부가 게임을 더 강화하고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학회장은 “문체부에 게임산업 진흥에 필요한 정책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발표해주길 공개적으로 요청드린다”며 “만약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학계 및 산업계와 언론계 등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정책평가 설문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요구는 문체부에 대해 우호적인지, 적대적인지의 문제가 아니며 그저 문체부가 좋은 게임산업 정책을 펼치길 바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위 학회장은 게임산업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으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여기서의 세대교체는 1세대 창업주를 중심으로 보수화된 게임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여전히 확률형 아이템 수익모델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또한 결국 세대교체가 점차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 학회장은 “개발과 경영에 있어 과감한 세대교체만이 전반적인 산업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세대교체는 게임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산업 전체에 필요한 이야기이고, 1세대가 끝나고 정리돼야 산업 구조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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