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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한파에 세계 낸드 2·4위 합병 재논의…성사시 삼성전자 위협

- 日 키옥시아·美 웨스턴디지털 점유율 합산 30% 이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동맹을 넘어 합병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양사는 각각 낸드플래시 분야 2위와 4위 업체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두 회사를 하나의 상장사로 합병하는 논의를 지난해 말 재개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관련 논의 초기 수준이어서 결과는 유동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이미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낸드 기술 협력을 물론 일본 내 공동 제조시설을 보유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 1조엔(약 9조5000억원)을 들여 일본에 신공장을 짓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1년 8월에는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는 200억달러(약 25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소식도 전해졌으나 당시 일본 정부 반대로 무산됐다는 후문이다.

현재 두 회사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긍정 의견에서는 최근 반도체 업황을 근거로 들었다. 메모리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한데다 올해 상반기는 당연하고 하반기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중 갈등 심화, 공급망 붕괴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 확대도 합병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반면 부정 의견에서는 일본의 반도체 산업 부활 의지를 꼽는다. 일본 정부가 미국에 호의적이긴 하나 합병 이후 웨스턴디지털 위주로 흘러갈 수 있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합병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키옥시아, 도요타, 소니 등 8곳이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를 세운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키옥시아 최대주주인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속해 있는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 낸드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6%, 12.6%다. 합치면 33.2%로 1위 삼성전자(31.4%)를 넘어서게 된다. 분기마다 숫자 변동 폭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무조건 선두 자리를 내주지는 않겠으나 두 회사 결합 시 양과 질 측면에서 위협적인 경쟁사가 생기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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