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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기로에 선 반도체, 야당의 '결단'만 남았다

하늘에서 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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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반도체 전쟁 심화…세제지원 필수적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지난 2주간 국내 산업계에 가장 큰 화두는 ‘반도체 특별법(K칩스법’이었다. 한 축인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이 발의된 지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23일 국회 문턱을 넘었으나 세부 내용이 당초 수준에 못 미치면서 산학연에서 반발이 확산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기획재정부에 재검토를 지시했고 지난 3일 앞서 통과된 개정안 대비 약 2배 가까운 세액공제율을 제시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해당 내용을 남은 조특법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제 시선은 더불어민주당으로 향한다. 민주당은 야당이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에서 특정 법안을 밀어붙이더라도 민주당 동의가 없다면 입법화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앞서 민주당은 재벌 특혜 명분을 내세워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세액공제율을 각각 10%, 15%, 30%로 주장해왔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각각 20%, 25%, 30%를 제안한 바 있다. 참고로 정부 최종안은 15%, 15%, 25%에 2023년 한정 투자 증가분 관련 10% 추가 세액공제가 더해졌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민주당은 부정적 반응을 내고 있다. ‘불과 일주일 만에 대통령 한마디로 국가 중요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것이 우려스럽다’ ‘현 정부 경제팀은 시장의 신뢰 잃었다. 교체가 시급하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사태에서 어설픈 국정 운영이 이뤄진 건 사실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검토하던 사안”이라고 해명했으나 앞뒤가 맞지 않는다. 2주 전 통과 당시 여야가 내놓은 수치보다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단기간에 생각을 바꿨더라도 윤 대통령이 모르다가 뒤늦게 조치했더라도 문제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본질은 국가첨단산업에 대한 지원 여부다. 현재 주요국에서는 자국 반도체, 2차전지 생태계 강화를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필요하다면 해외 기업에도 대규모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위기다.

반도체 등은 우리나라 수출의 핵심이다. 선두권에 자리한 기업도 다수다. 그동안 기업 개인기 기반으로 만들어온 성과다.

어느 때보다 경쟁이 심화한 상황이고 삐끗하면 밀려날 수도 있다. 경기침체로 주요 산업 불황이나 미래 수요 대비 차원에서 선제 투자는 불가피하다. 내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도 국내 투자 유인 요소는 필수적이다.

이미 정쟁으로 인해 수개월째 공전해온 K칩스법이다. 한 번의 결단이 큰 결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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