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높여…대기업 최대 25%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지원 수준을 확대하기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 자국 기업 육성에 나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세제혜택 등이 부족했던 국내 업체들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이다. 주요 협회와 경제단체에서는 연이어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3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방안’을 보고했다. 해당 방안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견기업 8%에서 15%,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세액공제율을 상향한다. 2023년 한시적으로 투자 증가분에 대한 10% 세액공제도 추가하기로 하면서 대·중견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까지 세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날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국가 재정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략산업을 배려해 준 정부에 감사하다”며 “세액공제율 추가 확대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에서 한시바삐 대응 채비를 갖춰야 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대기업의 대규모 제조시설 투자에 강력한 추진 동력이 될 것이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투자도 확산돼 국내 공급망 생태계가 튼튼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반도체 업계는 사명감을 가지고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도 이번 결정을 반겼다. 디스플레이협회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는 방침과 세액공제율 상향을 환영한다”며 “디스플레이 업계의 신규 설비투자 계획이 앞당겨지고 투자 규모도 당초 대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소부장 국산화율(65%)이 높아 낙수효과도 누릴 가능성이 크다. 디스플레이협회는 “최근 장비 발주 및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소부장 기업에 긍정적 소식”이라면서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수출 확대, 고용 증가 등으로 국가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전지산업협회 역시 희망 섞인 목소리를 냈다. 전지협회는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원자재법(RMA) 등 주요국 중심으로 배터리 공급망 블록화가 확산하면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국내 배터리 업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세액공제 확대 추진 결정은 고금리, 고물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증설 작업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배터리 업계는 활발한 투자를 통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도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전경련은 “정부의 개정안이 꺼져가는 민간 투자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각국이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및 투자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시점에 한국이 미래산업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투자 부담이 높아 기업들의 의지가 꺾일 수 있는 시기에 나온 적절한 조치”라며 “우리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뿐만 아니라 중견, 중소기업 투자 확대로 이어져 소부장 생태계도 강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제 남은 관문은 국회 통과다. 앞서 야당은 재벌 특혜라는 논리를 내세워 큰 폭의 법인세 인하, 세액공제율 상향 등에 우려를 제기했다. 앞선 5개 협회 및 단체에서는 “신속한 입법화를 위해 국회 차원 지원이 필수적”이라면서 “여야가 합심해 이번 개정안을 임시국회에서 조속히 통과시키기를 바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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