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올해 ‘언디셈버’ ‘대항해시대 오리진’ 등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라인게임즈가 증시 입성을 위한 첫 작업에 들어갔다. 내년 신작 라인업을 준비, 출시한 뒤의 성과들을 바탕으로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설득력 있는 상장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9일 증권·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인게임즈는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해 국내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이르면 연내 상장 주간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상장 주간사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구체적인 상장 일정은 정해진 것이 전혀 없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인게임즈는 네이버 일본 관계사 라인(LINE)이 지분 35.6%를 보유한 계열사다. 지배구조 상 네이버→A홀딩스→Z홀딩스→라인→라인게임즈로 이어진다.
2017년 라인이 설립된 뒤 이듬해 ‘드래곤 플라이트’ 등으로 흥행을 거둔 게임 개발사 넥스트플로어와 합병했다. 2018년 8월 통합법인 라인게임즈가 출범했다. 라인게임즈가 증시에 입성할 경우 네이버 계열사로는 첫 국내 증시 상장사가 된다. 네이버 계열사 중에서는 네이버웹툰이 미국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얼어붙은 IPO 시장과 설립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그렇기 때문에 라인게임즈는 내년까지 나올 주요 신작들을 대상으로 국내외 의미 있는 성과를 쌓는데 주력한다. 먼저 라인게임즈는 지난 8월 출시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대항해시대 오리진’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시리즈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해온 만큼, 일본과 중화권을 비롯한 글로벌 전역에서도 추가 성과를 거둘 것이란 게 내부 예측이다. PC와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 구애를 받지 않게끔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나아간다.
내년엔 PC 3인칭 슈팅(TPS) 루트슈터 게임 ‘퀀텀나이츠’ 서비스도 목표로 두고 있다. 총 싸움의 재미와 캐릭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역할수행게임(RPG) 특성이 합쳐졌다.
콘솔게임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도 내년 서비스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게임은 국내 PC패키지 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창세기전’과 ‘창세기전2’를 아우르는 총 합본으로, 닌텐도 스위치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
여기에, ‘베리드 스타즈’를 통해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서 스타 개발자 반열에 오른 진승호 디렉터가 준비하는 신작 ‘프로젝트 하우스홀드’도 있다. 라인게임즈가 어떤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를 써내려갈지 이목이 쏠린다.
이 관계자는 “내부에서 ‘IPO 준비를 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는데, 올해부터 내년까지 나올 주요 게임들을 필두로 차근차근 성과들을 쌓으면 IPO를 준비해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 추진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이라며 “당장의 IPO 추진보다는 내년 사업 전개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