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내 온라인, 내년 상반기 오프라인 도입…韓 아이폰 점유율 확장 도화선 될까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국내 애플 사용자들은 앞으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실물 카드 대신 ‘아이폰’ 하나로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국내 도입이 9부 능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연내 온라인에 먼저 상륙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코스트코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에도 도입된다. 다만 오프라인은 근거리무선통신(NFC)이라는 결제 방식 때문에 보급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국내 도입은 ‘미래 고객 확장’ 측면이다. 앞으로 타 카드사까지 애플페이와 손잡고 서비스를 선보이게 되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 내 애플의 점유율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언제 어떻게?…연내 온라인, 내년 상반기 마트·편의점부터 적용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약관 심사를 마쳤다. 애플과 현대카드는 1년간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서비스를 전개한다. 올해 안으로 온라인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페이는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기존 간편 결제와 유사한 방식이다.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애플페이 결제를 택하고 애플페이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동해 지문 또는 비밀번호를 인증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오프라인 매장은 내년 초 또는 상반기 중 ▲이마트 ▲코스트코 ▲스타벅스와 편의점 등 대형 가맹점 60여곳에 먼저 적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도입 직후 오프라인 매장에 곧바로 애플페이를 활용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페이는 NFC 방식의 단말기에서만 결제할 수 있지만 국내 대부분 가맹점은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또는 IC 단말기를 사용한다. 국내 가맹점 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NFC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 후 대형 가맹점인 코스트코, 편의점, 대형마트 등은 상대적으로 금방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소상공인 도입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라며 “NFC 단말기를 보급하는 데만 어림잡아 3000억원이 투입된다”라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애플 '아이폰' 점유율 확장 나비효과 부를까
NFC 단말기의 낮은 보급률 외에도 국내 카드사들이 애플페이를 꺼려온 이유 중 하나는 수수료 문제다.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은 카드사에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반면 애플페이는 글로벌 카드사에게 매출액의 0.1%에서 0.15%까지의 수수료를 요구한다. 이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돌아간다.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는 왜 애플페이와 손을 잡았을까.
업계에서는 ‘2030대 고객층 잡기’를 이유로 보고 있다. 특히 애플은 젊은 연령층에게 많은 선호를 얻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20대 스마트폰 소비자 중 53%는 ‘애플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변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당장 큰 마진을 남기기 위해서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미래 고객 확립 차원에서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애플페이 도입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투 톱’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80%대의 점유율을, 애플은 20%대 미만 점유율을 차지하는 상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4%, 애플은 13%를 기록했다. 애플의 점유율은 전년동기대비 1%포인트 늘어난 수준으로, 10월 출시한 ‘아이폰 14 시리즈’가 초반 공급 차질을 겪으며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애플페이가 점유율 확장의 도화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의 도입으로 당장 갤럭시 사용자들이 아이폰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앞으로 타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도입하고, NFC 단말기 보급률이 높아져 애플페이가 대중화되고 나면 대거 이동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카드사도 애플페이를 이용하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사실 ‘아이폰 유저 중 현대카드 사용자’로 고객층이 좁혀지기 때문”이라며 “현대카드와 애플의 독점 계약이 끝난 후 NFC 단말기 보급률이 확장되고,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관련 상품을 내놓은 후라면 아이폰 점유율 확장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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