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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P2E 게임산업 제동 건 위믹스 사태, 정부는 그동안 뭐 했나?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위메이드도 잘한 건 없지만, 그동안 게임 산업 이슈에 대해 정부가 나 몰라라 했던 것이 사태를 키웠다고 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연합체 닥사(DAXA)의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결정이 게임사들에 미칠 파급력을 두고 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게임업계 인사들이 이전부터 정부에 플레이투언(Play-to-Earn, 이하 P2E)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달라고 꾸준히 요청했지만,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게임물관리위원회가 P2E 게임 환금성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등급 분류를 거부하고 있어, 국내 게임사들은 P2E 게임을 해외에서만 출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까지 나서 P2E 가이드라인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올해 초 이광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건강한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기반 게임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머뭇거리는 사이 베트남 등 공격적 투자로 급성장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어 게임강국 대한민국은 옛말이 돼버릴 위기”라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P2E 게임은 확률성 게임이 아닌 정당한 노력에 따른 보상이 보장되는 활동”이라며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발생하지도 않은 우려 때문에 (P2E 게임에) 사행행위라는 낙인을 찍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결국 정부는 해외시장에 수출되는 국내 P2E 게임은 장려하지만 내수 시장에선 불법으로 못 박아 아예 존재하지 않는 양 취급해버리는 모순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P2E 게임을 규제하는 반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신성장 게임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비를 지원하고 글로벌 진출을 돕는 것이 그 증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이 사업에 선정된 P2E 게임 중에는 소프톤엔터테인먼트의 ‘다크에덴 SD’와 링게임즈의 ‘스텔라 판타지’가 있다.

모든 비극의 시작은 바로 여기서 출발했다. 한쪽에선 P2E 게임 진흥에 힘쓰면서도 관계부처 대다수는 국내에서 P2E 게임이 불법이라는 이유로 블록체인 사업에 따른 현실적인 문제나 기타 세부적인 사항을 고려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가이드라인 부재로 인해 명쾌한 관리감독을 받지 못한 위메이드도, 위믹스플레이에 온보딩하거나 그럴 계획이 있는 타 게임사도, 위믹스 투자자들도 모두 혼란에 빠졌고 결과적으로 크고 작은 경제적 손실까지 입게 됐다.

더 이상 게임사들은 그저 게임 지적재산(IP)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기업이 아니다. 저마다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는 과정에서 신산업 분야와 융합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부도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발맞춰 규제 혹은 허용이라는 양자택일보단 게임산업 성장 그 자체만을 중심으로 한 가치판단을 시작할 때다. P2E를 비롯한 블록체인도, 정부 주도로 게임과 분리 작업을 진행 중인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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