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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상폐, P2E 게임업계 빨간불…“1차책임 정부, 수수방관 멈춰야”

-블록체인 게임사들 “가상자산 관리 투명성이 핵심 숙제”
-위믹스 사태 재발 방지 위해 P2E 게임 가이드라인 필요
-위메이드 “위믹스플레이 서비스 순항”…미르M 글로벌로 위기 정면돌파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자산 ‘위믹스(WEMIX)’ 상장 폐지 여파로 인해 플레이투언(Play-to-Earn, 이하 P2E)를 전개하는 게임 기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플레이에서 온보딩을 고려하는 게임사 부담은 물론, 후발주자로 함께 했던 타 게임사 신산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위메이드는 지난 2020년 1월, P2E 게임 대표 플랫폼으로서 ‘스팀(Steam)’ 명성을 능가하겠다는 포부로 위믹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위믹스 플랫폼에 등록된 모든 게임은 가상자산 위믹스로 게임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타 게임에서 취급하는 가상자산 및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으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위메이드는 ‘인터게임 이코노미’를 앞세우며 게임 경제를 연결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지난 24일 5대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 닥사(DAXA)는 위믹스에 대해 상장폐지 결론을 내렸다. 위메이드와 파트너십을 맺었거나 이미 협업 중인 게임사들, 더 나아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운영 중인 게임사들에 단기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위메이드를 비롯해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대표적으로 컴투스홀딩스, 카카오게임즈, 네오위즈 등이 있다.

◆P2E 게임 시장 상황에 촉각 세우는 게임사들 “결국 투명성이 답”=
위메이드에 따르면,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드된 게임은 현재 총 21개다. 위메이드가 파트너십을 발표하거나 위믹스 온보딩 계약을 맺은 게임 개발사는 이들이 밝힌 온보딩 게임 개수보다 1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위메이드를 제외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사태 자체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앞으로 가상자산 관리 투명성이 게임업계 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웹(Web)3.0 산업 핵심 철학인 ‘투명성’이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현재 P2E 시장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도 있지만, 웹3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목표, 분명한 사업 방향을 토대로 흔들림 없이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시장 신뢰감도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위믹스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만큼,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 중인 게임사들의 가상자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위메이드 잘못 있지만 정부 책임도 커”=게임업계를 뒤흔든 위믹스 사태를 위메이드라는 게임사 한 곳 잘못으로만 치부하기엔 안타깝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사업에 과도할 정도로 공격적인 투자를 밀어붙인 것도 문제였지만, 정부가 선제적으로 관련 산업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P2E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정립했다면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거란 이유에서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게임 전용 가상화폐는 특히 가상자산 관련 법과 연계된 사안”이라며 “게임업계는 과거부터 꾸준히 P2E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왔지만, 정부는 수수방관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정권 교체기와 맞물리면서 이를 재정비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설명이다.

김정태 교수는 P2E 게임이 “기존에 존재했던 비즈니스 모델에 블록체인 기반 NFT가 더해진 형식”이라며 “정부가 이 게임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로 여겼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P2E 게임과 달리, 또 다른 게이미피케이션 중 하나인 메타버스 산업에 NFT를 붙이는 건 국내에서 합법이라는 것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메타버스라 불리는 대부분 성공 사례는 다 게임 융합형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메타버스와 게임을 분리해야 한다’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기형적인 모습이 지금 위메이드 사태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제2, 제3의 위메이드 사태를 막기 위해선 현재 표류하는 가상자산법을 중심으로 P2E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네거티브 규제 등으로 가능한 부분과 불법인 부분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어야 한다”며 “위믹스가 시가총액 3조원에 육박하던 것을 보던 중소 게임사 입장에서는 ‘언젠간 (P2E 게임 규제가) 풀리겠다’는 기대를 할 수밖에 없지만, 이런 일이 터지면 결국 피해는 개인 투자자와 중소 게임사 몫”이라고 덧붙였다.

◆‘인터게임 이코노미’ 생태계 집중하는 위메이드=
위믹스 사태로 P2E 게임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게임업계에선 결국 다시 본질인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먼저 위메이드는 다양한 게임을 위믹스플레이에 온보딩해 글로벌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굳힐 방침이다. 이달 ‘아너 오브 에어(Honor of Heirs)’를 정식 출시한 데 이어 ‘미르M 글로벌’을 필두로 ‘애니팡’ 시리즈 등 P2E 게임을 지속 선보여 내년 1분기까지 100개 게임을 온보딩할 예정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탑재한 미르M 글로벌은 지난 3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이 게임은 원작 ‘미르의 전설2’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복원한 미르 지식재산권(IP) 정통 계승작이자, 블록체인 열풍을 일으킨 ‘미르4’ 글로벌 후속작이다. 앞서 지난 6월 블록체인 기술을 제외한 버전을 한국에 먼저 출시해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주요 마켓 매출과 인기 순위 상위권을 기록한 바 있다.

또, 위메이드는 신작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2022’에서 신작 게임 ‘나이트 크로우’와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최초 공개했다. 매드엔진이 개발 중인 나이트 크로우는 언리얼엔진5를 활용해 실사풍 그래픽을 추구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내년 4월 출시를 목표로 한다.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북유럽 신화 최초 생명체이자 거인 이미르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위메이드엑스알에서 개발 중인 MMORPG다. 미르 IP가 가진 특유 동양적인 분위기에 서양적인 문화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암호화폐 쓸모에 대한 답을 게임이 줄 것이고, 암호화폐는 게임에서 꽃을 피울 것”이라며 “한국 게임 산업 역량과 블록체인 기술력을 결합시킨 위믹스는 질적 양적으로 세계 1등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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