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올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돈 버는 게임’이 국내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아직도 불투명하다. 관련 가이드라인도, 규제 완화에 대한 이야기도 사실상 멈춰있다. 이 가운데 올해 국정감사에선 어떠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지 게임업계는 물론 이용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정계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문체위),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국회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국정감사(국감) 증인 및 참고인 출석 요구안을 의결하고, 이름이 올라간 이들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올해 게임업계에는 다사다난한 이슈들이 많았으나 이번 국감 출석 요구안엔 게임업계 인물이 부재했다. 게임업계 한정으로, 이번 국감은 ‘맹탕 국감’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올해 초 포문을 연 게임 이슈는 바로 돈 버는 게임을 뜻하는 플레이투언(Play-to-Earn·P2E) 국내 서비스 금지였다. 게임업계는 수익만 좇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게임을 즐기면서 돈도 번다’는 뜻의 플레이앤언(Play and Earn·P&E)이란 용어도 널리 쓰고 있다.
P2E는 게임을 통해 얻은 재화의 소유권을 게임사가 갖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간 게임 속 캐릭터가 들고 있는 아이템은 아무리 이용자가 노력해 얻게 됐을 지라도, 해당 게임사가 소유하고 있는 개념이었다. P2E 게임에선 이를 게임사 소유로 여기지 않고, 이용자에게 돌려준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사행성과 환금성 등을 근거로 국내 P2E 게임의 등급분류를 취소하고 있다. 즉, 국내 서비스 허가를 내주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윤석열 정부도 P2E 게임 국내 허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도 이 기조를 따라간다. 그러나 문체부 산하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은 진흥에 초점을 조금 더 맞추고 있다.
앞서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측은 두 기관의 입장을 조율해야 한다며 지난해 10월 게임위와 콘진원의 만남을 추진했다. 이에 두 기관은 게임분야 교류 활성화와 공동사업 발굴을 위해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게임산업교류·소통협의체 구성 및 운영은 물론, ▲게임산업 현안 대응 핫라인 신설 및 운영 ▲게임 온라인 교육 분야 교류협력 확대 등을 논의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산하 기관들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콘진원은 P2E 게임을 신성장 게임으로 분류하고 있다. 홈페이지만 살펴봐도 진흥을 시키겠다는 의지가 더 많이 읽힌다. P2E와 관련된 두 기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앞서 지난 6월 게임위는 게임에서 육성한 캐릭터를 NFT화해 외부로 전송한 다음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사행성 및 환금성을 우려하고, 등급분류 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게임업계는 NFT화만 지원하는 게임도 규제 대상으로 놓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현행 규제대로라면 P2E 국내 서비스는 앞으로도 요원하다. 또, 대체불가능한토큰(Non Fungible Token, 이하 NFT)을 포함한 블록체인 게임은 글로벌 이용자를 대상으로만 서비스될 수 있다. 게임 캐릭터 및 아이템 등에 대해 NFT화를 지원하는 게임도 마찬가지다.
일부 국내 이용자들도 게임을 즐기며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는데도, 이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데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윤 정부가 정책 방향을 보다 명확히 하고 업계 및 이용자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다음달 13일 문체위는 콘진원과 게임위 등 문체부 공공 기관 및 유관기관 14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두 기관은 지난 상반기에만 해도 P2E와 관련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던 터라, 이번 감사에서 문체위 소속 위원들이 이를 짚고 넘어갈 가능성은 적지 않다.
국회 관계자는 “게임위는 계속해서 P2E 게임을 규제하고 있고, 콘진원은 진흥 위주의 이야기를 내고 있다 보니 여전히 평행선을 걷는 것으로 보인다”며 “두 기관의 국정감사 때 P2E 게임에 대한 각 입장을 묻는 내용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P2E는 물론 블록체인 게임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어떤 식으로 나올 지는 미지수다.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게임사 및 관련 기업은 물론, 업계 및 이용자 의견을 들려줄 참고인조차 문체위 출석 요구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 청취는 이번 국정감사에선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