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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크로스미디어렙을 도입하는 방안을 연내 마련합니다. 정부는 크로스미디어렙 도입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공공성 구현을 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크로스미디어렙은 무엇일까요.
2012년 2월 이른바 ‘미디어렙법(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지상파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방송사가 방송광고 판매대행 기관인 ‘미디어렙’을 통해서만 방송광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법안의 골자인데요. 하나의 공영미디어렙(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과 다수의 민영 미디어렙 체제는 이 때 갖춰졌습니다.
문제는 이 법안이 방송광고 외 광고, 즉 모바일이나 인터넷(PC) 등 온라인 광고를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초 이 법안은 지상파방송사의 시장지배력이 광고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제한하고, 종편에 진출한 신문기업의 여론 영향력 확대를 방지하고자 만들어졌는데요.
하지만 이 법이 제정될 당시와 현재의 상황은 크게 변했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지상파 방송이 방송 콘텐츠의 독과점 공급자였던 과거와 달리, 통신기술의 발전으로 다른 방송사업자들 역시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죠.
광고시장의 흐름 역시 달라졌습니다. 온라인 광고의 인기가 커진 것인데요. 온라인광고 시장의 규모는 ▲2018년 5조7172억원 ▲2019년 6조5219억원 ▲2020년 7조5284억원 ▲2021년(E) 9조2846억원 ▲2022년(E) 11조1166억원으로, 매출액이 비약적으로 증대하고 있는 반면, 방송광고 시장의 매출액은 주춤하는 모양새입니다. 방송광고 시장의 규모는 2018년 3조9318억원에서, ▲2019년 3조7710억원 ▲2020년 3조4841억원 ▲2021년(E) 4조608억원 ▲2022년(E) 4조3787억원으로 성장세가 크게 위축됐습니다.
이 가운데 미디어렙법은 최근의 미디어 환경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이 지적됐습니다. 실제 복수 미디어렙 도입 이후인 2012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총 광고비는 1조5178억원에서 7304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는데요. 같은기간 총 광고주의 수도 4383개에서 2708개로 38%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상파방송사는 공공성과 공익성, 미디어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재원 마련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해왔는데요.
이 가운데 크로스미디어렙 도입은 이들의 경영적 어려움을 해결할 대안으로 언급됐습니다. 방송광고 외 인터넷·모바일 플랫폼에서도 광고 판매를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최근 광고주들 사이에서도 광고효과 제고를 위해 기존 방송과 인터넷, 모바일 매체 등 다중매체를 결합해 광고하는 ‘크로스미디어’ 광고를 집행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대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런 사업자들의 요청에 따라 방송광고 부문에서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특히 방통위는 오는 12월 중 크로스미디어렙 도입 내용을 담은 미디어렙법 개정안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하나의 콘텐츠가 TV에서만 방영되는 경우가 요즘은 거의 없다. 최근 인기몰이를 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만 해도 OTT와 TV에서 동시 방영되지 않았냐”라며 “이런 이용 행태를 봤을 때 방송 따로, 온라인 따로 광고를 집행하는 것은 번거로운 부분들이 있다는 지적들이 있었다. 방통위 역시 크로스미디어렙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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