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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히 알고도 손못쓴 ‘카카오그룹주 공매도’ 폭탄… 개미들 금융 당국에 ‘원성’

지난 한 주간 공매도 1위는 카카오뱅크로 집계됐다. 354만7627주가 공매도 물량으로 쏟아졌다.
지난 한 주간 공매도 1위는 카카오뱅크로 집계됐다. 354만7627주가 공매도 물량으로 쏟아졌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발생한 것은 지난주 15일 오후 3시30분쯤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10시간 동안 마비가 이어졌고, 사실상 대한민국의 소통 채널이 블랙아웃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온라인 주식게시판에는 "증시가 개장하는 월요일(17일)이 두렵다"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로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짐즈 등 카카오그룹주는 17일 개장한 국내 증시에서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는사이 카카오그룹주에 투자한 개미 투자자들은 손쓸새도 없이 피멍이 들었다.

그런데 개미 투자자들이 이런 걱정을 하고 있을 때, 한편에선 공매도 세력이 17일 증시 개장과 함께 엄청난 양의 공매도 폭격을 퍼부을 생각을 하고 있었고, 실제로 다음날 실행에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공매도는 자기가 주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으면서 주식을 빌려(대차)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기법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 공매도량은 141만6977주로 공매도가 가능한 모든 코스피200 종목 중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하루 카카오에 쏟아진 공매도 물량은 코스피200 종목 중 1위로 정치권이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논의하던 작년 9월보다 많았다는 분석이다. 이날 공매도 거래대금도 673억8563만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카카오에 이은 공매도 물량 2위는 카카오뱅크였다. 112만4745주가 물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금액으로는 183억7319만원에 달했다. 결국 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톡 마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난 주 국내 증시(17일∼21일)에서 카카오뱅크(354만7627주)와 카카오(343만1658주)가 각각 1위, 3위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주가 급락이 지속된 이후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주장해온 개미 투자자들의 불만도 적지않게 커지고 있다.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문재인 정부가 과거 2020년3월에 전격적으로 도입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통해 주식 시장을 안정시켜달라는 것이다.

이번 '카카오톡 마비' 사태와 같은 기업의 돌발 악재가 발생했을 경우, 공매도의 폭격은 충분히 예상됐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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