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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게 모르게 쌓인 ‘디지털 피로감’… 네이버·카카오, 힘겨운 2023년 예고

최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인터넷 산업을 주도해온 네이버와 카카오에게는 2023년이 중대한 도전의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제 더 이상 코로나 특수는 존재하지 않으며, 쾌속 성장해왔던 국내 사업 확장에서의 한계와 성장성 저하, 또 그동안의 성장에 대한 역기저 효과로 인해 성장율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해 언급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2분기와 2022년 2분기 네이버의 서치(검색) 플랫폼사업은 21.5%→9.3%로, 커머스는 43.0%→19.7%로 악화됐다. 또 카카오의 경우 톡비즈는 51.8%→16.1%로, 포털 비즈니스는 6.5%→ -18.2%로 나타났다.

다만 해외 사업 확대와 흥행작 출시 등으로 콘텐츠 사업 부분(웹툰, 게임 등)은 양호한 성장을 나타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K콘텐츠 호조도 수익성 개선은 아직은 제한적이라고 보았다.

인터넷 빅테크 기업들의 주력 사업인 광고 및 이커머스 위축 전망은 사실 국내외 공통된 흐름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그동안 국내외 증권사들과 다양한 시장기관에서 분석했던 내용과도 일치한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비대면 수요의 약화, 여기에 최근 고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반적인 수요 둔화가 위기 요인이다.

실제로 미국의 소셜 미디어기업 스냅의 주가는 올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지난 21일(현지시간) 마감된 미국 나스낙 시장에서 28%나 폭락했다. 온라인 광고시장이 앞으로도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컷기 때문이다.

앞서 구글도 최근 광고 효과가 더 큰 TV로 유튜브를 시청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광고주들에게 환심을 유도하기위한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11월 예정된 '블랙 프라이데이'에도 불구하고 재고소진을 위한 할인 세일을 이미 시작했다.
◆인터넷 플랫폼의 확장, 그러나 비판적 사회적 여론의 증가… 극복해야할 핵심 과제

그런데 하나금융영연구소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영 전망에 '마이너스 요소'로 지목한 것중 눈에 띠는 것이 '디지털에 대한 피로감'이다.

물론 EU 등에서도 인터넷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반독점'규제가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그것과는 결이 다른 우리 나라만의 현상이기도 하다.

관련하여 보고서는 "그동안의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으로 야기된 비판적인 사회적 여론도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까지 이어진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인터넷 기업들의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장해오면서 다양한 업종과의 마찰, 골목상권 침해 논란, 택시 및 대리, 배달 서비스 업계와의 갈등 등이 초래됐다는 점을 상시시킨것으로 보인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한편 이 보고서에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약 1년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국회의원 선거)도 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빅테크 기업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변수다.

정치권이 총선을 의식해 거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견제구를 날리게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고, 이러한 비 친화적인 정책 기조가 2023년을 관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온라인 광고 투자 위축과 스타트업의 사업 확장도 제한될 것으로 보고 두 회사의 2023년 성장율을 8%로 예상했다. 그동안의 성장세와 비교하면 눈에 띠는 둔화다.

이와함께 네이버, 카카오의 또 다른 경영 부담요인으로 인건부 부담을 꼽았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인건비는 2022년 2분기에 각각 전년동기대비 11.7%, 35.4%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 보고서를 통해 국내 총 5개 산업군, 15개 산업을 전망하면서 소재∙부품 부문에서 정유 및 2차 전지를 제외한 나머지 13개 산업의 업황이 올해보다 위축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산업의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업황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2차 전지 산업은 미국 및 중국의 전기차 판매가 내년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배터리 시장에서의 중국 배제 정책이 오히려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에는 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내년부터 대미 수출을 위한 배터리 셀, 부품 및 소재 관련 직접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지만 소재∙부품업은 전반적으로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원자재 가격 부담은 올해보다는 다소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예년보다 높을 것이며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낮아졌더라도 환율 상승으로 수입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면서 제조원가 부담 가중이 장기화될 것으로 봤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감소가 겹치면서 소재∙부품업체들은 매출감소와 수익성 하락의 2중고를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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