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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TV①] 인플레 직격탄, 10년 만에 최저 …OLED TV마저 '주춤'

- 올해 TV 출하량 2억대 위태…8K TV 에너지 효율 논란도 부담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생활가전은 수요가 꽤 유지되고 있지만 TV는 되게 안 좋다.”

한 가전기업 고위 관계자가 남긴 말이다. 세계적으로 닥친 불황에 TV 시장이 직격타를 맞고 있다.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까지 얼어붙었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연합(EU)은 8K TV 관련 규제를 예고하기도 했다.

23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TV 출하량은 9260만4000대로 전년동기대비 6.6% 축소했다. 올 한 해 글로벌 TV 출하량 예상치는 2억879만대다. 전년대비 400만대 이상 떨어진 수준이다.

트렌드포스는 2억200만대로 좀 더 보수적으로 산정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TV 시장 출하량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TV 시장 수요 하락은 대부분 간접적인 요소에서 기인했다.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 이후 TV 시장을 비롯한 특수 효과를 톡톡하게 받았지만 2021년 3분기부터 수요가 크게 줄면서 ‘겨울’을 맞았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금리 인상 및 인플레이션 심화로 소비 심리가 크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필수 제품이 아닌 TV 구매를 미루며 판매치가 크게 줄었다. 주요 시장 중 유럽 시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과 가뭄 등으로 가장 큰 수요 감소가 예측된다.

어두운 시장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가장 크게 휘청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 2위는 LG전자다. 각 29.5% 18.5%로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TV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던 OLED TV의 성장세까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OLED TV 출하량을 667만대로 봤다. 전년대비 0.6% 감소한 수준으로, 2016년 OLED TV 출하량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첫 역성장이다.

OLED TV는 LG전자가 주도한다. LG전자의 점유율은 60%대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이 404만대에 그쳐 전년대비 2.7%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가전 시장 중에서도 TV는 가장 힘든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연내까지 긍정적인 요소가 거의 없다. 일 년 내내 지속됐던 악재들이 해소가 안 된 상황”이라면서도 “하반기까지 그나마 4분기는 전통적인 성수기라는 점, 스포츠 이벤트로 인한 수요 특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EU는 8K TV를 대상으로 전력 소비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규제 일정은 2023년 3월1일로, 8K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 TV 기준 에너지효율지수(EEI)가 0.9 이하에 머물러야 한다. 75인치 8K TV의 경우 시간당 에너지 소비량이 141와트(W) 아래로 떨어져야 하는 정도다.

8K TV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예정대로 규제가 시행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부분 8K TV는 시장에서 퇴짜를 맞게 된다. 유럽은 세계 최대 8K TV 시장인 만큼 규제안이 이루어질 경우 내년까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정 여지가 있다. 관련 규제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등 정부 차원에서도 면밀히 내용을 살펴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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