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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머지' 임박 D-Day, ETC·ETH 가격에 쏠린 눈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이더리움이 '머지'라는 이름의 블록체인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단 몇 시간 앞에 두고 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도 이날 새벽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에 이더리움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12시간 남았다고 알리는 등 오랜만의 블록체인 업계 빅이벤트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이뤄진 시스템 업그레이드 대여정이 이날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그동안 이더리움 생태계 기축통화인 이더리움(ETH) 가격 역시 3개월 간 30%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2만 달러 고지전을 하고있는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BTC)도 같은 기간 9% 하락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정도 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로운 이더리움 생태계의 시작, 기존 시스템 고수하는 ETC 가격도 탄력

1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8시 34분 기준 1ETH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56%오른 1631.17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클래식(ETC) 역시 11.47% 오른 39.3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TC는 2016년 7월 더 다오(The DAO) 해킹 사건을 계기로 기존 이더리움에서 분리돼 생성됐다. 이 때 하드포크 돼 나온 것이 현재의 ETH, 원래 이더리움 시스템을 따르겠다고 선언한 쪽이 ETC다. 즉 하드포크 이전 기존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ETC다. 하드포크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진정한 블록체인 정신에 위배된다는 입장이었다.

단 몇 시간을 앞둔 머지는 쉽게 말하면 바로 하드포크돼 나온 이더리움 체인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알고리즘으로 바꾸는 형태다. 반면 ETC는 PoW 방식을 유지한다.

ETC는 이번 머지 이후 기존 ETH 채굴자 대안으로 주목받으면서 함께 가격에 영향을 받고 있다. 알트코인 마이닝풀 2마이너 데이터에 따르면 머지 임박에 따라 ETC 네트워크 해시레이트도 61.14TH/s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해시레이트는 PoW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가상자산에서 나타난다. 해시레이트는 시간이 흐를수록,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상승한다. 해시레이트가 높아져 연산량이 많아질 경우 더 빠른 채굴이 이뤄진다.

◆다시 짚어본다, 이더리움 '머지'

이더리움 주류파가 PoW에서 PoS로 시스템을 바꾸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더리움이 블록체인 메인넷이 반드시 내재하고 있어야 하는 탈중앙화, 보안성, 확장성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체인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도입하면서 디앱(DApp),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 서비스 생태계를 확장시킨 주역이다.

하지만, 이 이더리움 체인을 기반으로 한 디앱 등 비즈니스가 활발해질수록 확장성 문제가 생겼다.

PoW 방식에서 노드 참여자가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카드(GPU)를 활용해 반복 연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전력소모가 일어났다. 환경에 대한 문제와 함께 새로운 블록을 형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거릴면서 '가스비'라고 하는 네트워크 수수료가 폭등하는 문제로 이어졌다.

이는 이더리움 후속 블록체인에게는 기회가 됐지만, 이더리움 체인 자체에는 극복해야만 하는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이드체인을 도입했지만, 탈중앙화와 투명성이 약화되는 문제에 부딪히면서 궁극적으로 체질 개선을 하는 이번 머지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더리움 2.0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

이더리움 재단은 2.0으로 가기 위한 개발 로드맵을 ▲프론티어 ▲홈스테드 ▲메트로폴리스 ▲세레니티 등 총 4단계로 구분했다. 세레니티 단계가 이더리움 2.0 구현을 위한 본격단계로 본다. 바로 이 세레니티 단계는 비콘체인 업데이트와 함께 시작됐다.

재단은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에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에너지 소비가 99%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처리 속도는 체감상 유의미하지 않을 수 있으나 약 13.3초에서 12초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머지 이후, ETH 가격에 영향줄 수 있는 요인은 ?

이더리움 2.0이 완벽하게 구현되는 상태에 이르면 노드에 참여하기 위해 해당 블록체인 코인을 맡겨야 하는 일명 '스테이킹' 예치율이 커질 수 있다. 스테이킹이 많아지면 수요와 공급 법칙에 의해 이더(ETH)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가격은 올라갈 수 있다.

스테이킹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상자산을 예치한 뒤 해당 플랫폼 운영과 검증에 참여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가상자산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ETH 발행량이 무제한에 가까워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머지로 인해 결과적으로 ETH 유통 물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은 오를 수 있다. 공급측면에서도 유리하다. PoW 알고리즘 상 하루 1만2000ETH에서 PoS로 전환되면 1200ETH로 대폭 감소한다.

또 근본적인 체인 체질이 개선되면서 이더리움 1.0 확장성에 불만을 품고 다른 메인넷으로 이탈했던 서비스들이 다시 이더리움2.0에 회귀할 가능성에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더리움 단점을 극복하면서 킬러체인으로 등장했던 프로젝트의 축소로도 이어질 수 있어 생태계 지각변동도 가능하다. 이더리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가동되는 프로젝트가 많을수록 이더리움 생태계는 확대된다. 이는 기축통화 ETH 수요가 결과적으로 커지는 구조를 만든다.

비탈릭 부테린 트위터 캡쳐
비탈릭 부테린 트위터 캡쳐

◆업그레이드 후, ETH 가격 오버슈팅할까

많은 전문가들은 머지 이후 ETH 가격이 지금보다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선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산하 빗썸경제연구소 역시 이더리움 머지 성공여부가 이더리움 가격에 있어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소는 '머지 결과에 따른 ETH 시나리오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 머지가 성공하면 ETH 가격이 오버슈팅할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의 경우 지난달 중순 이후 ETH 일 거래금액이 BTC를 대체로 상회했다. 해외 선물거래소에서 이더리움 선물 미결제약정은 이달 초 기준 지난 6월 전저점 대비 73% 급증해 24%인 BTC를 넘어섰다. 옵션 투자자들은 머지 이후 가격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에 대비해 콜, 풋옵션 양쪽을 모두 매수하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쉽게 말해 향후 ETH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면 콜옵션, 반대라면 풋옵션 베팅이 커진다.

하지만, 머지에 차질을 빚을 경우,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도 했다.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머지 실패가 가상자산 시장 가격 조정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빗썸경제연구소 이미선 리서치센터장은 "머지 성공은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재료가 되고 BTC 대비 ETH 상대적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 되겠지만, 실패할 경우 시장 약세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티 탈라티 아르카 자산운용사 리서치 본부장도 "업그레이드 후 ETH 상승세가 더 강력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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