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무임승차를 막는 일명 ‘망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국회가 오는 20일 공청회를 연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망무임승차방지법 관련 논의의 장으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전반기 과방위에서 일찌감치 예고된 것으로, 당시 과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해당 법안 의결을 보류하고 조속한 시일 내 공청회를 개최키로 한 바 있다.
이후 후반기 과방위가 들어섰지만 정청래 과방위원장을 중심으로 여야 대치 정국이 이어지서 자연스레 공청회 관련 논의도 뒤로 밀려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거대 CP의 망 무임승차가 인터넷 생태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더 이상 논의를 미룰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망무임승차방지법은 일정 규모 이상 부가통신사업자의 망 이용계약 체결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비롯해 7건의 유사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칭한다.
가장 먼저 발의된 전혜숙 의원안과 뒤이은 김영식 의원안의 경우 사후규제를 담고 있다. 전혜숙 의원안은 ‘부가통신사업자가 통신망 이용 또는 제공에 관하여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등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 및 계약 체결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행위’를, 김영식 의원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가 정당한 이용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인터넷접속역무를 제공받거나 제공을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김상희 의원안과 이원욱 의원안, 양정숙 의원안과 박성중 의원안 등은 사전규제를 기술했다. ‘부가통신사업자가 정보통신망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이용계약 체결 의무를 부과’하는 김상희 의원안이나, ‘전기통신사업자는 기간통신역무의 이용계약 체결 시 이용기간·전송용량·이용대가 등을 계약내용에 반영’하도록 하는 이원욱 의원안이 대표적이다. 양정숙 의원안은 ‘망 이용계약 시 적정한 대가 산정 의무’까지 부과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전규제 중심의 입법은 사업자간 계약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가장 마지막으로 윤영찬 의원이 사전규제 대신 사후규제를 중심으로 한 통합법안을 지난 8일 대표 발의했다.
이번 공청회에서도 사전규제와 사후규제의 적합성, 그리고 규제기관의 실태조사 권한 등 법안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과방위 안팎에서는 망무임승차방지법이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발의되는 등 이견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청회를 거쳐 입법까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내외 CP 업계를 중심으로 일부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사적 자치 영역을 보호해야 한다는 법제화 신중론이 남아 있어 변수로 작용될 수 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의 독단적 과방위 운영을 이유로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여당이 공청회에 참여할지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