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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격 카드 위협적… 美 ‘AI반도체’ 규제 실패할수도”

중국이 과연 반격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와 AMD가 생산하는 고성능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중단 조치를 취하자 ‘중국이 과연 앉아서 죽을 것인가 아니면 어떤 방식으로든 해법을 찾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는 지난 9일(현지시간) 분석 기사를 통해, ‘이번 미국의 조치로, 그동안 엔비디아와 AMD를 경쟁상대로 생각해왔던 중국내 몇몇 고성능 반도체 개발업체들에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제시했다.

이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빠르게 기존 엔비디아와 AMD의 고성능 ‘AI반도체’의 대체품을 만들 수도 있다는 뉘앙스다.

만약 이 분석이 맞다면 "엔비디아의 A100, H100칩, 그리고 AMD의 M1250칩을 대체하는 것은 이 지구상에 없다"는 미국의 시각이 오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이 중국의 고성능 AI반도체 개발만 더욱 자극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의 ‘AI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 발표이후, 최근 중국의 반도체 스타트업인 상하이 ‘바이렌 테크놀로지’(Biren Technology)가 개발한 AI반도체(GPU)를 통해 ‘미 정부가 수출 금지한 고성능 AI칩들중 하나 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데이터를 나타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중국 바이렌이 올 8월 공개한 GPU 'BR100'
중국 바이렌이 올 8월 공개한 GPU 'BR100'
알리바바와 엔비디아 출신자들로 설립된 바이렌은 실제로 지난달 22일 핫칩스(HC34) 컨퍼런스에서 범용GPU(GPGPU) ‘BR100’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TSMC의 7나노(nm) 공정에서 제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미국의 AI 산학컨소시엄인 ML커먼스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칸터(David Kanter)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 칩이 AI 구현을 위한 이미지 처리와 자연어 처리 등에서 인상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같은 중국내 고성능 칩 개발 수준은, 그동안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미국산 고성능 칩을 구입할 수 없었던 중국내 몇몇 슈퍼컴퓨터업체들에게는 고성능 칩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다만 바이렌은 그동안 ‘BR100’ 칩을 ‘개인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 고객들에게 판매할 계획이며, 중국 군대에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우려하는 군사용으로도 전용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국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입장에서 과연 이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中 만만치 않은 실력, 미국 의도 무력화 시킬수도" 전문가

한편 로이터는 이같은 중국내 고성능 AI 칩 개발 수준이 핵무기 설계 등 군사 무기 개발에 필요한 중국의 컴퓨팅 지원 능력을 늦추려는 미국의 계획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그동안 엔비디아와 AMD 칩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으로 보았던 고정밀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중국산 칩으로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미국의 AI반도체 수출 규제 전략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셈이 된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보면, 이같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과거 미국은 중국의 고성능 컴퓨터 개발을 막기위해 중국내 특정 기관으로 고성능 인텔 칩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조치는 실패했다. 중국이 슈퍼컴에 적용할 고성능 칩을 독자적으로 설계하는데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고성능 AI반도체 설계 능력을 무작정 과소평가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게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시장분석업체인 CCS인사이트의 칩 전문 분석가인 웨인 람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렌의 경우, 이미 (엔비디아 등에 맞설수 있는)능력을 입증했다”며 “미국의 중국내 고성능 반도체 시장 수출 제한 조치로 그들에겐 오히려 새로운 시장 공략의 기회가 생겼고, 그 기회를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렌 뿐만 아니다. 현재 엔비디아의 AI반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중화권 업체로 캠브리컨(Cambricon), 알리바바 그룹 계열의 핑투게(PingTouGe), 일루바타 코어X, 덩린 테크놀로지(Denglin Technology), 바스타이 테크놀로지, 메타X 등이 꼽히고 있다.

물론 이러한 중국내의 만만치 않은 ‘고성능 AI 반도체’ 설계 능력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 일각에선 “미국의 수준에는 못미칠 것”이라는 시각은 여전하다.

예를들어 반도체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출려면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인 ‘쿠다(CUDA)’와 경쟁할 수 있는 반도체용 SW생태계도 동시에 구축해야하는데 이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겐 여전히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미국 자본들도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에 많이투자"… 베일에 쌓인 경쟁력

그렇다면 중국의 ‘고성능 AI 반도체’ 업체들은 언제 이렇게 실력을 키워왔을까.
역설적이게도 여기에는 미국 자본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로이터는 시장분석업체 피치북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 상하이 정부가 지원하는 펀드인 상하이 궈성 그룹과 여러 미국 연기금, 힐하우스 캐피털 등이 중국의 반도체 스타트업들에게 지난 수년간 25억 달러(한화 약 3.4조원)를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실리콘 벨리의 자금들도 적지않게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계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군사 전용이 아닌 경우에는 비교적 자유롭게 투자 분위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중국이 진화시켜온 ‘고성능 AI 반도체’ 기술 수준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중국이 미국의 예상을 깨고, ‘고성능 AI반도체’를 자국 칩으로 대체하는 깜짝 쇼를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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