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대통령, 노동절 연설 통해 미국 일자리 확보 강조 - 업계, “美, 첨단산업 신규 투자 이어 제조 주도권까지 노려”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첨단기술 공급망 재편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쪽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제조 생태계 재건은 미국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확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 경향은 더욱 노골화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한 노동절 연설을 통해 “전 세계 제조사가 한국에서 일본에서 세계에서 미국으로 오고 있다”라며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는 이유는 미국 노동자가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보호무역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미국행이 늘었다. 그만큼 국내 투자 비중은 떨어졌다. 한국에 생길 수 있었던 일자리가 미국으로 갔다. 업계 비용 증가도 불가피하다.
트럼프 정부는 2018년 한국산 세탁기와 부품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내렸다. 미국 생활가전업체 월풀이 요청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미국에 세탁기 공장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억8000만달러를 LG전자는 테네시주에 3억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전기차(EV) 업계도 국내보다 미국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배터리 생산 합작사(JV) 얼티엄셀즈를 만들었다. 엘티엄셀즈는 3개 공장을 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도 미국 JV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자체 공장은 증설 중이다. 추가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았고 연내 착공한다.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자동차와 JV 블루오벌SK를 꾸려 3개 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SK온 자체 공장도 2곳 중 제1공장은 연초 가동을 시작했다.
반도체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생산시설(팹)을 추가 건설하고 있다. 7나노미터(nm) 최신 공정 팹이다. 170억달러를 투입한다. SK하이닉스는 100억달러 이상을 반도체에 활용한다. 연구개발(R&D) 센터와 후공정 팹을 구축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노동절 연설에서는 “지난 16개월 동안 약 1000만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었다”라며 “미국에서 일하는 미국인이 만든 미국산 제품 구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우리 정부와 업계의 긴장감을 높였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투자에도 불구 우리나라 생산 EV에 보조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국내 생산 EV는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 EV와 EV배터리 업계 모두 비상이다. 신규 투자뿐 아니라 주도권까지 뺏길 위험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생산 EV에 대한 유예 없이 법안을 시행한 것은 미국 EV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며 “시장을 무기로 한국 경제를 흔드는 것은 미국도 중국과 같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