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이하 연합회)가 티맵모빌리티를 향해 대리운전 콜공유 시장진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티맵모빌리티는 ‘정당한 기업활동’이라고 반박했다.
1일 연합회는 서울시 종로구 SK서린 빌딩 앞에서 가두행진 및 ‘우리시장 우리가 지키기’ 총 결의 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시위에서 연합회는 소상공인 골목상권 침해를 멈추고, 시위 참여자에 대한 불이익 약관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장유진 연합회장은 “티맵모빌리티는 콜공유와 앱공유를 합쳐서 시장을 확대하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이 업계(대리운전 콜공유 시장) 종사자는 생업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대리운전 시장은 중소기업적합 업종이 된 사업임에도 불구, 티맵모빌리티는 로지소프트 인수를 통해 우회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최근 콜공유 플랫폼 ‘로지’ 개발사 로지소프트를 인수했다. 로지소프트는 대리운전기사 유선콜 배치 관제 시스템을 개발·운영사다. 로지소프트는 대리운전 시장 내 콜 점유율은 70~80%에 달한다. 티맵모빌리티가 로지소프트를 인수하면서, 약 20% 점유율 카카오모빌리티를 넘어 사실상 업계 1위 자리에 앉았다.
장 연합회장은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는 티맵모빌리티 사업확장 행위를 방관하고 있다”며 “시장확장 직접적 수단인 콜공유마저 허용한다면 동반위가 과연 영세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연합회는 동반위에 티맵모빌리티 사업확장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동반위는 실무회의를 통해 로지소프트 인수를 사업확장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세부 논의가 진행됐지만 추가적인 합의 사항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신승현 연합회 의장은 “티맵모빌리티가 불공정 약관을 통해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 시위에 참석하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려고 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시위에 참석하면 배차 시스템을 이용 못하게 만드려고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 의장이 주장하는 불공정 약관이란 로지소프트 이용약관 6조 ‘이용자 의무’를 말한다. 해당 약관은 로지소프트가 운영하는 로지 서비스 운영을 방해하는 이용자에게는 서비스 중단, 계약 해지 등 제재를 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대부분 회사가 명시하고 있는 약관이며, 영업 방해를 받으면 그에 따른 조치가 필요한 것이 당연하다”며 “어떤 불이익도 준 적 없다. 연합회가 말하는 불이익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골목상권 침해 주장 또한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로지소프트는 대리운전업이 아닌 인터넷전자상거래업이 주업인 회사로 중소기업적합업종과 관계가 업다”며 “티맵모빌리티는 로지소프트를 통해 모바일 플랫폼 기반 대리운전 서비스 고도화 및 신규 사업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정상적인 기업활동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동반위는 중소기업적합 업종을 지정하고, 해당 업종 내 대기업의 사업확장에 대해 자제 권고를 내리고 있다. 동반위는 지난 5월 대리운전을 중소기업적합종으로 분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도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티맵모빌리티가 가지고 있는 철학 중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상생”이라며 “로지소프트 인수와 관련해 동반위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부분에 전혀 문제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발언했다.
한편, 연합회는 전날 최태원 SK그룹 대표에게 손편지를 전달했다. 티맵모빌리티는 SK스퀘어 자회사로, SK그룹에 속해 있다. 편지에는 ▲무분별한 시장확장행위 ▲리베이트를 통한 불법 영업행위 중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촉구 등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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