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카카오가 거센 사회적 반발에 부딪혀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에 카카오모빌리티를 매각하는 것을 잠정 유보한 가운데, 노조가 “카카오공동체가 나가야 할 길은 투기자본 MBK 뒤에 숨는 것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일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과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관련 노동시민사회단체 등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철회 및 성실 단체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는 매각유보에서 나아가 MBK와 거래를 중단하고 매각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 구성 상생안 마련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으나 진정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정감사를 앞두고 사회적 지탄을 모면하고자 하는 면피용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매각유보 발표에도 불구, MBK는 카카오모빌리티 인수에 국민연금을 끌어들였다”며 “카카오 유보입장 발표에도 물밑에서는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과 국민 자산이 국민 플랫폼을 투기장으로 만드는 데 나섰다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 경영진이 무리한 사업확장과 이윤추구로 야기된 사회적 비판 앞에 엄중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앞서 제시한 상생안에는 플랫폼노동자의 권익 향상과 시민들 편의 증진이 담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첫걸음으로 프로서비스 유료화 폐지와 현재 진행 중인 단체교섭 타결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투기자본들의 ‘혁신의 탈을 쓴 이윤추구의 장’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 경영진이 매각으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국정감사를 앞두고 면피용 시간 끌기로 일관한다면 사회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한편, 크루유니언과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카카오 경영진이 위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관련 당사자와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사회적 연대투쟁에 전면적으로 돌입할 방침이다. 노조는 오는 16일 카카오 사옥이 위치한 판교역 주변에서 ‘농성투쟁 및 단체행동’을 진행한다. 17일에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고용노동부 상대 플랫폼노동자 요구안 발표 및 장관 면담 요청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31일에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플랫폼노동자 대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