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크 송 알리바바클라우드 한국·일본 지역 총괄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지원”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전 세계 퍼블릭클라우드 시장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중이다. 숱한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지만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은 일부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형 인프라(IaaS) 분야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상위 5개사가 전체 시장의 81.2%를 차지하고 있다.
선두는 부동의 1위 아마존웹서비스(AWS)다. 2위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맹추격 중이다. 3위는 클라우드 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라면 의외의 기업이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닷컴을 운영하는 알리바바가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9.5%로 7.1%인 구글을 앞서고 있다.
쑹즈지(Unique Song, 이하 유니크 송) 알리바바클라우드 한국·일본 지역 총괄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알리바바클라우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AWS와 MS에 이은 3위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압도적인 1위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압도적인 스케일··· 사상 첫 ‘클라우드 올림픽’ 지원
알비바바클라우드의 성장 양상은 AWS와 닮았다. AWS가 아마존닷컴을 기반으로 성장했듯, 알리바바클라우드 역시 알리바바닷컴, 타오바오, 티몰, 알리익스프레스 등에게 인프라를 제공하며 성장했다. 두 기업의 공통점이자 여타 기업이 따라잡지 못하는 점은, 압도적으로 큰 스케일의 시스템을 지탱해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클라우드는 매년 11월 11일 진행되는 온라인 쇼핑 행사 ‘광군제’에서 각 쇼핑몰이 장애 없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되도록 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2020년 광군제에서는 초당 58만건의 결제가 이뤄졌는데, 이 정도로 트래픽이 몰리면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기 일쑤지만 알리바바클라우드는 매년 기록적인 트래픽을 감당해내고 있다.
수억명의 트래픽을 버텨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온라인 개학 당시나 백신접종예약 시스템 운영 때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 차원에서 철저한 대비를 한 뒤 오픈했던 서비스가 많은 트래픽을 견디지 못하고 마비된 바 있다.
가벼운 주문정보만 견디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라이브방송(라방)은 중국에서 더 많이 활용되는 판매 방식이다. 동시접속자만 1000만명에 달한다. 10만여명의 동시접속도 기록적인 한국과는 스케일이 다르다.
여기에 더해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최근 또 하나의 레퍼런스를 더했다. 연초 개최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핵심 시스템을 알리바바클라우드상에서 운영한 것이다. 이로써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사상 첫 클라우드 올림픽을 지원한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유니크 송 총괄은 “알리바바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손잡고 올림픽을 디지털화하는 데 힘쏟는 중이다. 라이브 스트리밍에 더해 모든 경기 현황을 요약해 이미지화해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공하는 등, 기술 역량을 제공했다. 인공지능(AI)을 통해 육상, 높이뛰기 등 종목에서 고해상도로 선수의 자세나 움직임을 포착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활용에 번역·통역, 가상인간까지
알리바바클라우드가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중 하나가 AI다. AI는 얼마나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느냐에 따라 수준이 향상되는데, 알리바바는 이커머스, 금융, 클라우드 등 각 분야에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중이다. 사업 호황이 AI 기술 발전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사업력 강화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다.
유니크 송 총괄은 “오늘날 기업들은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성한다. 이중 많은 데이터가 아무런 가치를 만들지 못하고 저장되고 있다. 우리는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고객경험을 개선하며, 판매 성공률을 높이는 기술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었을 때 첫 화면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어떤 상품이 추천되는지 등도 AI 기술이 적용된 예다. 사용자가 앱 내에서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무엇을 구매했는지 등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고객데이터플랫폼(CDP)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와 같은 개념이다.
타오바오, 티몰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이미지 검색’ 기능의 경우 일반 소비자도 체감할 수 있는 AI 기술이다. 사람을 촬영했을 경우 그 사람이 입고 있는 옷과 유사한 디자인의 옷을 검색해서 보여준다.
현장에서 활용되는 AI 기술 중 대표적인 분야는 언어 관련 기술이다. 자연어처리(NLP)를 기반으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거나, 음성을 텍스트화(Speech to Text, STT) 또는 텍스트를 음성화(Text to Speech, TTS)하는 등의 기술은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자랑하는 기술 분야 중 하나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리테일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중국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에 대한 동시통역을 지원한다. 유니크 송 총괄은 “중국어와 한국어 간에도 높은 번역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음성인식 AI를 강화해 한국 고객들을 위한 더 나은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상인간(Virtual Human) 역시 알리바바클라우드서 선보인 기술 분야다. 녹화된 영상을 틀어주는 것이 아니라 가상인간이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질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타오바오에 적용돼 있다.
일라바바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선보인 가상인간 ‘동동’도 같은 기술 예다. 청중의 질문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등 실시간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AI 기술은 알리바바클라우드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도 하나, 보다 원천 기술의 경우 알리바바그룹 내 AI 연구소인 ‘다모 아카데미’에 의해 개발된다. 다모 아마데미는 단기 기상 상황을 최대 6시간 전에 예측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AI 플랫폼 ‘나우캐스팅’을 공개했는데, 1킬로미터(km) 간격으로 10분마다 업데이트된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해 강수량과 풍속, 천둥 등 기상 조건을 추적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알리바바클라우드,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 역할”
유니크 송 총괄이 인터뷰 내내 강조한 것은 알리바바클라우드가 지닌 글로벌 영향력이다.
그는 “탄탄한 경제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로 진출코자 하는 케이스가 많다”며 알리바바클라우드가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 기업들의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도움은 현지화다. 현지에서 요구하는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준수와 지역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모두 갖췄다는 것을 강점으로 삼았다. 만약 진출 대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라면 알리바바클라우드가 AWS나 MS보다도 점유율이 높은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니크 송 총괄은 “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있었는데, 이제 대외적인 활동도 재개하려고 한다. 저부터가 매달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 고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듣고, 이를 본사에 전달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또 다른 기업이나 기관과 협력해 한국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알리바바클라우드의 국내 사업 확장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과 중국이 부딪히는 일이 발생함에 따라 양 국가 국민들의 우호도는 크게 낮아졌다. 가격대비성능(가성비)나 기술, 해외 진출 등 이점을 살리려 알리바바클라우드를 채택하는 국내 기업이 적지 않으나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쉬시하는 모양새다.
이에 알리바바클라우드는 지난 3월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을 개시했다. 한국 법에 따라 데이터를 처리함으로써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국내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유니크 송 총괄은 “한국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는 진작에 했어야 했는데, 결정이 늦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알리바바클라우드는 고객들이 알리바바를 통해 검증된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한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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