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시노스, 경쟁력 개선 집중…차세대 AP 준비 - 파운드리사업부, 2023년 평택 2024년 미국 신규라인 가동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부문 강화에 속도를 낸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 중단 소문을 일축하면서 제품 경쟁력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은 수익성이 지속 확대되는 만큼 홀로서기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28일 삼성전자는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을 실시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77조2036억원 영업이익 14조9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0.7% 하락 전년동기대비 21.3%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0.17% 감소 전년동기대비 12.2% 증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엑시노스 시리즈 존폐 관련 질문이 나왔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피재걸 부사장은 “엑시노스 사업 중단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시스템온칩(SoC) 사업모델 재정비 및 자원 효율화를 통해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답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등에서 엑시노스 비중이 줄자 엑시노스 개발을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올해 초 엑시노스는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등 이슈에 휘말리기도 했다.
글로벌 AP 시장에서 엑시노스 입지가 줄어든 부분도 소문을 키웠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삼성전자 엑시노스 점유율은 4%에 그쳤다. 미디어텍, 퀄컴 등은 물론 유니SOC에도 밀렸다.
피 부사장은 “차세대 모바일 엑시노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지적재산(IP) 선도업체와 협력 강화 및 조기 개발 착수 등을 통해 고객사의 시장점유율을 극대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엑시노스2200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AMD 등과 협업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한 축으로 떠오른 파운드리 사업부는 대내외적인 불안 요소에도 희망적인 미래를 예고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강문수 부사장은 “고성능 컴퓨팅(HPC) 중심 선단공정 수요가 견조했고 성숙 공정은 더욱 안정화되고 있다”며 “역대 2분기 최대 매출과 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자체적인 미래 투자 재원 마련에 한발 다가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파운드리 사업부는 독립성에 대해 지적을 받아왔다. 직접 창출하는 수익으로는 대규모 투자비를 감당할 수 없어 메모리 사업부 등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산업은 TSMC, 인텔 등과 첨단 공정 경쟁이 심화하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핵심 설비로 꼽히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는 1대당 2000억원에 달할 정도다.
다른 측면에서는 시스템LSI사업부와 한 지붕 아래 있다는 걸림돌도 있다. 파운드리 업체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 고객사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내 두 사업부가 공존하면서 일부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활용을 꺼리고 있다. 설계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하는 탓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투자 자원을 자체 확보할 수 있다면 일련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분사 카드도 고려해볼 수 있다. 강 부사장은 “(파운드리 신규라인은) 평택 2023년, 미국 테일러 2024년 가동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가격 현실화, 비용 개선 등을 지속하고 있다. 지금 같은 성장성이 이어진다면 2025년에는 자체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수익성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