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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英 ‘투명폰’ 판매, 전파인증 없어도 문제 없을까?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영국 스타트업이 공개한 투명 스마트폰 ‘폰원’이 쿠팡을 통해 국내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전파 인증 절차를 밟지 않은 배경이 주목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영국 테크 스타트업 낫싱의 스마트폰 제품 ‘폰원’을 로켓직구 서비스로 판매하고 있다. 낫싱과 정식 계약을 통해 한국으로 직수입하는 구조다.

폰원은 투명한 후면 케이스 디자인으로 400개 이상 내부 부품이 훤히 보이는 구조가 특징이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화제를 낳은 폰원은 지난 25일 쿠팡 홈페이지에서 판매를 시작한 오전 10시부터 2시간여 만에 일부 모델이 품절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그러나 국내에 정식 출시된 것은 아니다. 정식 출시를 위해서는 안전성 검증을 위해 국립전파원구원에 전파 적합성 평가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낫싱 측은 이를 신청하지 않았다. 현재는 쿠팡이 해외 직접구매(직구) 방식으로 유통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파 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국내 유통이 가능한 이유는 쿠팡과 같은 직구 방식의 경우 전파 적합성 평가 면제 대상이기 때문이다. 전파법 시행령에서는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반입하는 기자재’의 경우 1대에 한해 평가가 면제된다.

국립전파원구원 관계자는 “전파법상 해외 직구라는 개념은 없지만, 개인이 판매자에게 자기 명의를 제공하고 판매자가 제품을 대신 통관시켜주는 방식이라면 전파 인증이 면제된다”며 “단 개인 명의가 아닌 법인 명의라면 전파 인증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그러나 안전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해외 제품만 국내에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전파 인증의 목적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대량 직구 방식이 사실상 정식 판매와 다름 없음에도 전파 인증을 면제받는 것은 제도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낫싱과 유통 계약을 맺고 마케팅과 CS(고객지원)도 담당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로켓직구 서비스로 판매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기업 입장에선 수 억원에 달하는 전파 인증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판매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그러나 현행법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국내 온라인샵들이 해외 직구 서비스를 운영해온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여기에까지 전파 인증을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난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가 해외 직구대행업자의 전파인증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낸 적이 있으나 유예한 바 있다”며 “이러한 구매대행에까지 전파 인증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전파 적합성 평가를 받지 않은 외산 휴대폰을 수입해 사용할 경우 국내 주파수와 잘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제품 기기에 따라 나라별로 주파수와 기술방식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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