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 협력사를 추가했다. 한국 미국 중국 폴란드 등 모든 생산거점에 폐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하게 됐다.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JV)을 세우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과 수거된 폐배터리 등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을 추출할 계획이다. 이들 광물은 양극재 원료다. 양극재는 배터리 에너지밀도를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신규 설립될 JV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생산라인이 있는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전(前)처리 공장, 화유코발트 인프라 활용이 가능한 저장성 취저우시에 후(後)처리 공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각각 스크랩 처리 및 폐배터리 가공, 재활용 메탈을 처리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제조사들은 연이은 증설로 생산능력(캐파)이 확대되면서 급증한 스크랩 등을 처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향후 눈덩이처럼 불어날 폐배터리 처분도 고민거리다. 한국환경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페배터리 배출량은 2030년 410만개에서 2040년 4600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중국에서 나오는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게 부분이 의미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외 사업장을 위한 폐배터리 파트너를 마련한 바 있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에코프로씨엔지와 4년간 폐배터리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국내 및 폴란드 공장에서 나오는 스크랩, 불량품, 방전된 배터리 등을 회수해 원료 추출하는 것이 골자다.
미국에서는 라이사이클과 손을 잡았다. LG화학과 함께 600억원을 투자해 라이사이클 지분 2.6%를 확보했다. 앞선 협업과 마찬가지로 LG에너지솔루션이 스크랩과 폐배터리 등을 제공하면 라이사이클이 원료를 납품하는 구조다. 양사는 내년부터 10년 동안 니켈 2만톤을 주고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폐배터리 관련 라인을 자체적으로 구성하기보다는 협력사를 통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미 국내 최대 리사이클 기업인 성일하이텍과 일부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헝가리 등에 리사이클링파크를 두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 공장들과의 연계가 용이하다. 최근에는 고려아연과 폐배터리 JV 관련 MOU를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아연이 LG화학과 밀접한 관계인 만큼 LG에너지솔루션과도 거래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가 쏟아질 2025년 이후부터는 주요국 환경규제 이슈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거점마다 관련 협력사를 둔 것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 원료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 인도네시아 합작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인도네시아 진출 당시 컨소시엄에 참여한 포스코홀딩스, 화유 등이 현지 스크랩 및 폐배터리 물량을 맡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