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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체가 찾아온다"…韓 양극재 4사, 위상도 실적도 '쑥쑥'

- 테슬라·GM 등에 양극재 직납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우리나라 양극재 기업들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원재료 판가 인상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실적이 일제히 개선됐다. 최종 고객인 자동차 회사와 직거래를 트면서 전기차 산업 내 지위까지 올라가는 분위기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음극재와 전기를 저장하는 역할을 맡으면서 배터리 종류 및 성능을 좌우한다. ▲리튬·인산철(LFP)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조합별로 다르고 각 광물 비중에 따라 전기차 주행거리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코스모신소재 등이 양극재 전문업체다. 이들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에 양극재를 공급하면서 기술력과 사세를 키워왔다. 지난 수년간 구축돼온 배터리 생산라인이 하나둘씩 가동에 돌입하면서 양극재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2분기 실적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그대로 전해졌다.

2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2분기 매출 1조1187억원 영업이익 102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282.4%와 254.3% 늘었다.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SK온이 주요 고객사다. 삼성SDI와는 에코프로이엠이라는 합작사(JV)를 만들기도 했다. 양사는 유럽 미국 중국 등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면서 생산능력(캐파)을 늘려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경북 포항과 헝가리 등에서 투자를 단행 중이다. 지난 22일에는 SK온 및 포드와 양극재 합작 공장 투자의향서(LOI) 체결이 전해지기도 했다.
같은 기간 엘앤에프는 매출액 9200억원 영업이익 7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직전 실적전망치(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대로면 각각 전년동기대비 347%, 1111% 증가하게 된다.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이 메인 고객이다. SK온 공급망에 진입한 데 이어 테슬라와 직접 양극재 납품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엘앤에프는 올해 하반기부터 대구 구지 2공장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내년부터 실적에 본격 기여하면 실적 상승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에 생산기지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분기 K-IFRS 연결기준 매출액 8032억원 영업이익 5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53.9%와 18.4% 오른 것으로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양극재 부문으로 한정하면 2분기 매출은 3468억원이다.

포스코케미칼도 LG에너지솔루션이 최대 고객사다. LG에너지솔루션와 GM 간 JV 얼티엄셀즈와도 거래한다. 노르웨이 모로우배터리, 영국 브리티시볼트 등으로 고객 범위를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GM과 JV 얼티엄캠을 설립했다. 해당 JV는 오는 8월 캐나다 양극재 공장을 착공한다. 완성차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외 캐파를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K-IFRS 별도기준 2022년 2분기 매출액 1193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38.6%와 87.7% 올랐다. 분기 기준 창립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코스모신소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에 양극재를 제공한다. 앞선 3개사 대비 규모는 작지만 꾸준히 수주 물량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국내 증설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미국 법인 설립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선 언급한 대로 리튬 니켈 등 원료 판가 인상 반영이 이들 4사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에 따라 양극재 기업은 통상 3개월 내외마다 고객사와 가격 협상을 진행한다. 리튬 등 공급난으로 생산 단가가 급등했으나 이를 빠르게 적용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전망도 밝은 편이다. 예년 대비 큰 규모의 소재 공급계약이 이뤄지는 덕분이다. 실례로 지난 5월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과 7조2000억원 수준의 재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물량으로 2년 전 이뤄진 계약 규모(1조4500억원)보다 약 5배 크다. 작년 9월에는 에코프로비엠이 SK온과 10조원 넘는 계약(2024~2026년)을 맺기도 했다.

아울러 자체 원재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배터리 리사이클 업체를 하나씩 껴안았다. 장기적으로 메탈 확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씨엔지, 엘앤에프-레드우드머티리얼즈, 포스코케미칼-포스코HY클린메탈, 코스모신소재-코스모화학 등으로 매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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