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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리뷰] 5G 중간요금제, 50GB도 아니고 24GB?

기사를 읽고도 풀리지 않은 궁금증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디지털데일리 기자들이 직접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기사에 댓글로 남겨주신 이야기를 ‘댓글리뷰’ 코너를 통해 답해드립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12GB와 100GB 중간이 왜 24GB인가요?”

얼마 전 5G 중간요금제를 다룬 기사에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SK텔레콤이 월 5만9000원에 통신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를 곧 출시한다는 게 기사 내용이었는데요. 현재 5G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12GB 이하 100GB 이상 구간만 있는데, ‘중간’요금제라면서 왜 24GB밖에 안 되느냐는 물음입니다.

사실 5G 중간요금제를 놓고 왈가왈부하기에 지금은 조금 이른 시점입니다. SK텔레콤은 24GB 요금제 외에도 저가·무제한 요금제 등 다양한 라인업의 요금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신고한 상태거든요. 아직 요금제가 정식 출시되기도 전이니, 구체적으로 어떤 요금제가 나올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지금으로선 소비자들이 주장하는 50GB 안팎의 중간요금제가 나올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 5G 요금제는 특화 요금제를 제외하고 가장 저렴한 게 월 5만5000원 10~12GB 제공 요금제이고, 그 다음이 6만9000원 수준의 100~110GB 제공 요금제입니다. 거기에 월 5만9000원의 24GB 제공 요금제가 추가되는 것이죠.

10~12GB 요금제와 24GB 요금제의 가격 차는 고작 4000원이고, 24GB 요금제와 100GB 요금제의 가격 차도 1만원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100GB 이상씩 데이터를 쓰던 사람보다는 10GB를 쓰던 사람이 24GB 요금제로 많이 옮겨갈 확률이 크지 않을까요? 통신사 입장에선 오히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키울 수 있는 설계인 셈입니다.

실제 해외 사례를 봐도 통신사가 50~90GB 수준 데이터 요금제를 제공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중국과 캐나다, 호주 정도네요. 요금제 양극화는 국내외 불문 통신사들의 수익 전략이기도 한 겁니다. 최대한 ARPU가 높은 요금제로 가입자를 유도하는 것이죠.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통신사의 이해관계와 별개로 24GB가 충분히 적정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단순 계산이 아닌 실제 사용량을 고려하면 말이죠. 최근 열린 ‘5G 통신요금제 개편을 통한 소비자 권익증진’ 토론회에서 김용재 한국외대 교수는 “5G 중간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은 15GB 내외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내놓았는데요.

김 교수에 따르면 데이터 다량 이용자의 상위 1%가 전체 트래픽의 10%를 쓰는데, 이게 평균 255GB나 된다고 합니다. 상위 10%로 넓히면 전체 트래픽의 40~60%를 차지하며, 평균 110GB를 차지한다고 하고요. 또 5G를 사용하는 사람 중 상위 20% 정도가 전체 트래픽의 80% 내외를 차지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얘기는 즉, 대량의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상위 이용자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이용자들 중에서 중간값을 계산해봐야 한다는 얘깁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5월 기준 5G 가입자는 2400만명이고 데이터 사용량 1200만번째가 중간값이니, 그렇게 따지면 데이터 제공량의 ‘중간’은 15GB 내외라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5GB든 24GB든 모두 소비자 체감 측면에서 적절한 중간요금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필요한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것입니다. 5G 요금제를 지나치게 촘촘하게 설계하는 것도 소비자 혼란을 부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100GB 미만에서 지금보다 더 다양한 구간의 요금제가 나오는 것은 필요해보입니다.

통신사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SK텔레콤과 과기정통부가 공식 발표한 적은 없지만, SK텔레콤은 이미 복수의 요금제를 과기정통부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신규 5G 요금제를 열심히 구상 중이죠. 과연 일부 정치권과 소비자들의 우려를 씻고 다양한 요금제가 나와줄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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