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IT 강자 IBM이 18일(현지시간) 장종료후 시간외거래에서 4.32% 급락했다. 평소 IBM의 주가는 1% 내외에서 움직이는 무거운 주식이다. 따라서 IBM이 시간외 4%이상 떨어진 것은 이날 애플의 긴축 경영 선언만큼이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IBM의 시간외 급락은 환율때문이었다.
IBM은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진다면 올 연말 결산에서 약 35억 달러(한화 약 4.6조원)규모의 환차손을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IBM이 올해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뛰어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이 시장에서 나오는 실적을 달러로 환전했을때, IBM이 손에 쥐는 달러는 오히려 작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것.
예를들어, IBM이 한국시장에서 지난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당시 원-달러 환율 1200원을 기준으로 약 830만 달러로 환산 매출이 잡히지만, 올해 13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770만 달러로 줄어든다.
현재 IBM 처럼 달러의 초강세 현상으로, 올 하반기 실적 결산에서 손실(환차손)이 에상되는 IT기업들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업체들이다.
IBM의 제임스 캐버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약 6% 정도의 환차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3%~4%의 손실 보다 더 커진 것이다. 실제로 IBM은 미 달러화 강세로 2분기 수익이 약 9억 달러 정도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강달러' 현상으로, IBM은 올해 상반기 54.5%의 조정된 총이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56.6%를 밑도는 수치다.
이처럼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강달러'로 인해 IBM의 호실적이 빛이 바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BM은 컨설팅 및 인프라 사업에서 올 2분기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시장 예상치인 151.8억 달러를 웃도는 155.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IBM은 지난해 IT관리 인프라 사업을 분사하고, '하이브리드(Hybrid) 클라우드'사업에 촛점을 맞춘 사업전략을 재편했다. 이 결과 IBM의 2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59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 등 해외 매출 비중이 크고, 달러로 결제받는 국내 IT기업들은 정반대로 올해 결산에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달러로 결제받아 원화로 실적을 산정하기 때문에 전년의 환율 수준과 비교해 환율이 오른만큼 올해 실적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