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케이블TV와 인터넷TV(IPTV) 간 전송방식 칸막이가 사라진다. 기술중립성 도입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에 케이블TV 역시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업계는 IPTV를 상대로 상품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블TV 사업을 영위하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오는 12월 방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IP 기반의 신규 융합서비스 기획·개발에 돌입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5월29일 본회의를 열고 방송법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사업자 간 전송방식 구분을 없애는 기술중립성 도입이 법안의 골자다.
지금까지 유료방송사업자에겐 서로 다른 전송방식이 강제됐다. 케이블TV·위성방송은 주파수(RF·Radio Frequency) 기반의 MPEG-2 신호, IPTV는 IP 신호만을 사용해 방송을 전송할 수 있었다. 문제는 RF방식이었다. 가용 주파수 대역이 제한돼 채널 수 확대는 물론, 채널당 전송 용량에 한계가 있었다. 채널 수 확대와 신규콘텐츠 수용이 용이한 IP방식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긴 당연 어려웠다.
위기감을 느낀 업계는 10여년 전부터 케이블TV도 IP방식으로 방송을 전송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요청해왔다. 2013년 당시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스마트 케이블 TV를 통한 창조경제를 실현하려면 정부가 기술·시장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기술중립성 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RF방식과 IP방식을 혼합해 전송할 수 있는 기술결합서비스가 2016년 허용됐지만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가입자단에서는 IP방식으로 방송을 내보낼 수 있게 됐지만, 송출단에서는 여전히 RF방식을 활용해 방송을 전송해야 했다. RF신호로 방송을 송출한 뒤 이를 다시 IP신호로 변환해야 하는 가운데 중복투자에 따른 비용부담만이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현행법상 전송방식에 따라 매체를 구분해 온 가운데 전송방식 칸막이를 허무는 경우 이런 정의에 혼선이 생길 우려가 있었다. 이런 이유에서 기술중립성 도입은 정부에게 매우 난이도가 높은 과제였다”며 기술중립성 도입이 지체된 배경을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중소SO 사업자를 대상으로 먼저, IP전송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LG헬로비전·SK브로드밴드·딜라이브·HCN·CMB 등 MSO까지 기술중립성 도입이 확대된다.
기술중립성 도입을 통해 케이블TV 업계는 내부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고객에겐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결합서비스 도입에 따른 중복투자 비용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RF방식의 경우 IP방식과 비교해 신규 망을 구축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불확실성이 사라짐에 따라 IP 기반의 신규 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중립성이 도입되면 그동안 케이블망의 주파수 대역이 제한된 상황에서 채널 수를 확대하거나 고화질의 채널을 제공하는 데 겪었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또 다양한 융합 서비스와 고도화된 신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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