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KT스카이라이프로 인수된 HCN이 지난해 케이블TV 가입자 반등에 성공했다. LG헬로비전 역시 4개 분기 연속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시장 침체로 가입자 감소가 이어지던 상황에 거둔 유의미한 성과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케이블TV의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KT스카이라이프 실적에 따르면 HCN은 지난해 12월 가입자 순증으로 전환했다. HCN 케이블TV 가입자가 순증한 것은 14년7개월만이다. 작년 말 sky인터넷과 케이블TV를 결합한 상품이 출시되면서 HCN 신규 가입자는 16.7% 증가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4분기 HCN을 더한 플랫폼 부문 매출로 전년보다 38.5% 성장한 2292억원을, 가입자 역시 전년보다 36.4% 증가한 577만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HCN의 실적 선방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yTPS(skyTV, 인터넷, 모바일) 가입자도 5.4만으로 순증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KT의 IPTV VOD와 스카이라이프의 실시간 위성방송을 결합한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는 7.7만명이 순감해 가입자가 큰폭으로 떨어졌다.
LG헬로비전의 경우 케이블TV에서 디지털 가입자를 포함한 전체 가입자가 4분기 연속 순증했다. 모회사인 LG유플러스가 지난해 9월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체결하면서, 함께 디즈니플러스를 도입한 LG헬로비전 역시 수혜를 입었다는 평이다. 다만 전체적인 TV 사업 매출은 VOD 감소를 이유로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지난 2020년 티브로드를 인수한 SK브로드밴드의 케이블TV 가입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286만3000명으로 전년대비 2.3% 하락세를 보였다. 지속적인 체질 개선 노력에도 가입자는 매분기 감소 추세다. 지난해 유료방송 사업 매출은 1조8360억원으로 전년보다 11.3% 올랐으나 대부분 IPTV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 성장이었다.
업계는 결합상품 중심으로 가입자 반등에 성공한 HCN이나 디지털 방송 전환으로 순증을 이어가는 LG헬로비전 등 케이블TV사들의 자구책으로 시장 활기를 기대하면서도, 케이블TV의 IPTV로의 전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산정 결과에 따르면, IPTV와 케이블TV 가입자 격차는 633만명에 이른다. IPTV 1900만3971명, 케이블TV 1304만4615명, 위성방송 305만8783명 등으로, 가입자 격차는 나날이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IPTV사의 케이블TV 인수가 사실상 가입자 파이를 늘리기 위한 것이었던 만큼, 인수 이후 사업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급성장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 환경에선 IPTV와 케이블TV 모두 위협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신방송업계 관계자는 “케이블TV는 양적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고 이제는 질적 성장이 필요한 때”라며 “현재 케이블TV 시장은 디지털화로 젊은 가입자들을 끌어모으면서도 지역성이라는 자체 무기도 키워나가고 있는데, 앞으로는 통신사의 AI 등 서비스들과 연계한 시너지도 적극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