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이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공개됐다. 정보보호산업법 개정으로 국내 631개 주요 기업의 정보보호 등 ICT 투자지표가 공개됐다.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일평균 이용자수 일정 수준 이상인 기업들이 해당됐다. <디지털데일리>는 이번에 발표된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산업군별 IT투자 현황 및 수준 등을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권하영 기자] 국내 이동통신3사가 지난해 정보기술(IT)에 투자한 금액은 약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투자비중이 가장 높았던 곳은 SK텔레콤과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로 양사의 합산 투자 규모는 약 2조2155억원이다. 이어 KT 1조9493억원, LG유플러스 753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6일 정보보호 공시 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사들은 대부분 데이터센터(IDC)와 같은 대형 설비 투자와 함께 시스템 유지보수료, IT서비스 이용료,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등에 IT 투자를 집행했다. 5G를 비롯한 네트워크 투자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와 같은 신기술 기반 사업 확대에 따라 통신사들의 IT 투자는 확대되는 모양새다.
우선 SK텔레콤의 지난해 IT부문 투자액은 약 1.7조원, 구체적으로 1조7105억7352만원에 달한다. 이 중 회사가 보유한 IT부문 자산(감가상각비) 약 5019억원을 제외하면 1조2085억원이 순수 IT부문 투자비로 사용됐다. 개발자를 포함한 IT부문 인력은 전체 임직원 5372.5명 가운데 약 절반(47%) 수준인 2528.5명이다.
이 비용은 구체적으로 IT부문의 기획·개발·운영·유지·보수를 수행하는 내부 인력의 인건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인재개발을 위한 IT교육·훈련비와 컨설팅 비용이 주로 투입됐다. 또한 정보처리 시스템 유지보수비, IT서비스 이용료와 SW라이선스 비용, 기술이전료, 특허사용료 등이 차지했다. 정보처리 시스템과 관련해 정보의 송수신과 시스템간 접속을 위해 인터넷 등 통신회선을 이용하는 데 소요되는 경비 일체도 포함한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같은 기간 IT부문에 5049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역시 감가상각비(1530억원)을 제외하면, IT부문 투자비는 약 3519억원 정도가 된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인건비를 비롯해 시스템 유지보수비와 IT서비스 이용료, 통신회선 이용료로 투자됐다. IT부문 인력은 전체 임직원 2485.6명 중 80% 수준인 1994.6명이다.
SK텔레콤은 본업인 무선통신 분야에서 5G를 비롯한 네트워크 투자·운용 효율화에 상당한 투자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 안정화와 IPTV 서비스 고도화, 자체 미디어센터 구축 등 유선·미디어 사업 경쟁력 확보에 투자가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SK브로드밴드는 작년 서울 가산동과 경기 일산에 신규 IDC 설립도 마쳤다.
연구개발(R&D)에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다. SK텔레콤의 지난해 R&D 비용은 3737억원으로, 2020년 3640억원보다 3% 늘었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스마트팩토리 의료용 솔루션 등 AI 기반의 ICT 기술개발에 힘썼으며, SK브로드밴드는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 고도화와 CDN 자동화 플랫폼 고도화 개발 등이 주요 R&D 과제였다.
KT는 지난해 IT부문에 1조9493억4554원을 투자했다. 회사가 보유한 IT부문 자산이 약 7801억원으로 나머지는 인건비와 IT시스템 구입 및 임차료, 시스템 유지수료, IT서비스 이용료, IT 컨설팅, IT 교육 및 훈련비, 통신회선 이용료에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직원 2만2291.6명 중 IT인력은 전체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5055.3명이었다.
KT 역시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5G 무선 네트워크 확대와 함께 IDC와 클라우드, AI 확장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33메가와트(MW) 급 용산IDC와 타사의 IDC를 임대해 자사 브랜드로 런칭하는 브랜드IDC ‘남구로IDC’를 오픈했다. 다만 현재 IDC와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 4월 분사한 자회사인 ‘KT클라우드’에서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KT는 최근 핵심사업으로 AI컨택센터와 AI로봇 등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KT의 R&D 투자는 2140억원으로 대부분 AI와 양자암호통신, 드론 분야에 활용됐다. KT는 이같은 AI 및 신규사업을 통해 ‘탈통신’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535억2421억원을 IT 부문에 투자했다. 전체 임직원 1만477명 가운데 IT인력은 2332.3명이다. 이는 내부인력과 외주인력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총 IT투자비용 중 감가상각비를 포함한 IT부문 자산 2413억원을 제외하면 다른 통신사들과 마찬가지로 인건비와 IT유지보수, 통신회선 이용료 등에 사용됐다.
주요 투자처는 내년 3분기 오픈할 하이퍼스케일급 IDC인 ‘평촌2센터’와 함께 평촌메가센터와 함께 오픈랜과 같은 네트워크 투자 확대, 미디어·콘텐츠, 스마트팩토리·스마트모빌리티 등과 같은 신사업 분야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R&D 비용은 846억원으로 증강·가상현실(AR/VR)과 메타버스 등에 투자했다.
한편 통신업계가 IT 투자 대비 정보보안에 투자한 금액은 약 3~5%로 나타났다. KT의 정보보안 투자는 전체 IT 투자의 약 5.2%로 가장 많았으며 SK브로드밴드가 4.6%, LG유플러스가 3.9%, SK텔레콤이 3.7%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