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으로 하늘길이 열리며 홈쇼핑 업계가 ‘보복여행’ 수요 잡기에 나섰다. 특히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 지난 3월 이후 적극적으로 해외여행 상품 편성을 2배로 늘리는 모습이다. 반응은 나쁘지 않다. 홈쇼핑 해외여행 상품은 ‘완판(완전판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홈쇼핑 여행상품은 상품이 얼마나 팔렸는지에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만 받는 정액수수료가 적용된다. 즉 여행상품이 많이 팔린 만큼 홈쇼핑 수익도 높아지는 구조가 아니라, 자릿세만 받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유형 상품보다 마진율은 낮지만 프리미엄 시간대에 편성 비율을 늘려 높은 자릿세를 받는 전략이다.
◆홈쇼핑 상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유는?=과거에도 해외여행 상품은 코로나19 이전부터 홈쇼핑 업계 전통적인 효자상품이었다. 그 비결은 가격경쟁력에 있다. 일반적으로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여행상품은 비슷한 다른 상품들보다 5~10% 가량 저렴하다. 홈쇼핑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공동구매’ 효과 때문이다.
먼저 여행사는 항공권과 숙박권을 미리 대량으로 구매한 후 하나씩 판매하며 마진을 남긴다. 여행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데 있어 관건은 ‘집객’이다. 홈쇼핑에서 여행상품을 판매할 경우 한번에 수천명 고객이 구매한다. 실제 롯데홈쇼핑에서 지난 3월 판매한 유럽여행 패키지 상품은 한시간 동안 주문건수 2500건, 주문금액 180억원에 달했다.
한번 방송으로도 대량 고객을 모집할 수 있는 홈쇼핑을 통해 여행사는 확실한 집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여행사는 숙박·항공권을 대량으로 구매해, 일반 고객들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확보해둔 상황이기 때문에 홈쇼핑에서 판매하면 혜택을 추가할 수 있다. 동급 여행상품 대비 가격을 낮추거나 동일한 가격이라면 옵션상품들을 더 넣어주거나 하는 식이다.
물론 최근 항공권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홈쇼핑 해외여행 상품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계는 여행상품을 올리는 대신 상품을 고급화해 소비자 반발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가령 GS샵 ‘스페인 일주 9일’ 상품은 259만원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60만원 가량 높아진 대신 5성급 호텔 숙박·유명 레스토랑 방문 일정을 추가했다. 현대홈쇼핑 ‘북유럽 패키지’는 600만원대로 고가 상품이었지만 주문이 몰려 260억원 매출을 올렸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가 가격까지 관여하긴 쉽지 않고, 여행사가 맞춰주는 상품에 따라 판매 여부를 결정하는 정도다”라며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상품 가격이 상승했지만 개별 구매보단 저렴하거나 추가 혜택이 있을 수 있고, 소비자 보호정책도 반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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