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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전세계 85위 슈퍼컴퓨터 구축한 이유는? [IT클로즈업]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발표된 전세계 ‘톱500(top500.org)’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SK텔레콤이 85위에 올랐다. SK텔레콤 슈퍼컴퓨터가 순위권이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톱500’ 순위는 매년 6월과 11월 성능을 기준으로 관련 순위를 발표하는데 주로 국가연구기관 등에서 발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순위에 오른 SK텔레콤의 슈퍼컴 ‘타이탄’은 HPE의 아폴로6500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AMD 에픽프로세서 7763에 엔비디아 GPU A100, 멜라녹스 인피니밴드가 장착됐다. 총 5만6544코어가 탑재돼 6.29페타플롭스(PF)의 성능을 낸다. 6.29PF는 초당 6290조 번의 연산처리가 가능한 수치다.

회사 측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이같은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구축한 이유는 지난달 오픈 베타 버전으로 출시한 신규 AI 서비스 ‘에이닷’의 대화형 모델 개발을 위한 것이다. ‘AI 서비스 회사’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선보인 ‘에이닷’은 대화명 AI 에이전트다.

자유 대화 중에 고객이 원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목적 지향 대화로 자연스럽게 전환도 가능하다. 이를테면 캘린더에 등록된 일정 확인이나 사용자 취향에 맞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악 서비스 추천, 이동전화 요금제나 부가서비스, 멤버십 혜택 확인 등을 대화로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6월 전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빠른 슈퍼컴퓨터로 이름을 올린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와 ‘프론티어’
지난 6월 전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빠른 슈퍼컴퓨터로 이름을 올린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와 ‘프론티어’

현재 에이닷에 적용된 핵심 AI 기술은 현존하는 대화 언어모델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거대언어모델 ‘GPT-3’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일상적인 대화와 고객이 요구하는 특정 작업의 처리를 결합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GPT-3를 기반으로 거대언어모델의 한국어 특화 버전을 자체 개발하기 위해 학습용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것이 6월 ‘톱500’ 슈퍼컴퓨터 순위에 오른 것이다. SK텔레콤 측은 “하반기에 현재의 2배 규모로 시스템을 확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6월 기준으로 약 44위에 오를 수 있는 성능 수준이다.

한편 이번 6월 ‘톱500’ 순위에 오른 한국의 슈퍼컴퓨터 중 가장 성능이 높은 것은 삼성전자(삼성종합기술원)에 설치된 ‘SSC-21’로 15위를 기록했으며 25.2PF의 성능을 낸다. 삼성은 지난해 AI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공정 최적화 등의 연구에 필요한 고성능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관련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와 별개로 구축한 ‘SSC-21 스케일러블 모듈’도 315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현재 기상청이 날씨 예보를 위해 활용 중인 슈퍼컴퓨터 ‘구루(GURU)’와 ‘마루(MARU)’는 18PF로 각각 31·32위에 올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누리온(Nurion)’은 42위를 기록했다.

한편 기상청이나 KISTI 이외에 최근 민간기업 역시 대규모 AI 개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같이 대형 슈퍼컴퓨터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순위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네이버도 지난 2020년 10월 700PF 성능의 엔비디아 슈퍼컴퓨터를 도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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