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미국이 전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 1위를 탈환했다. 기존 1위였던 일본의 슈퍼컴퓨터 대비 2배 이상의 압도적인 성능을 기록했다.
지난 1일 공개된 제59회 ‘전세계 상위 500대(top500)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와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의 ‘프론티어(Frontier)’가 1위에 올랐다. 2년간 왕좌를 지켜온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와 후지쯔가 개발한 ‘후가쿠(Fugaku)’를 제쳤다.
프론티어는 실측성능 1100페타플롭스(PetaFLOPS)를 기록했다. 442페타플롭스였던 후가쿠를 크게 넘었다. 1.1 엑사플롭스(ExaFLOPS, 1엑타플롭스=1000페타플롭스)로 1초에 100경번의 연산을 수행하는 엑사스케일(Exascale) 장벽을 넘은 최초의 슈퍼컴퓨터가 됐다.
프론티어에는 총 873만112개의 코어가 탑재됐다. AMD의 에픽(EPYC) 프로세서가 활용됐는데, 8000파운드의 캐비닛 74개가 하나의 슈퍼컴퓨터를 구성한다. 총 무게는 268.5톤(t)이다.
3위 이하와 비교하면 성능 격차는 더 크다. ▲3위 핀란드 ‘루미(LUMI)’ 151페타플롭스 ▲4위 미국 ‘서밋’ 148페타플롭스 ▲5위 미국 ‘시에라’ 94페타플롭스 ▲6위 중국 ‘선웨이 타이후 라이트’는 93페타플롭스 ▲7위 미국 ‘펄머터’ 70페타플롭스 등이다. 10위 내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5개), 일본(1개), 핀란드(1개), 중국(2개), 프랑스(1개) 등이다.
한국의 슈퍼컴퓨터 중 가장 성능이 높은 것은 삼성전자에 설치된 ‘SSC-21’이다. 15위로 25페타플롭스의 성능을 기록했다. 기상청에서 활용 중인 ‘구루(GURU)’와 ‘마루(MARU)’는 18페타플롭스로 31·32위에 각각 올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누리온(Nurion)’은 13.9페타플롭스로 42위, SK텔레콤 ‘타이탄(Titan)’은 6.2페타플롭스로 85위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500위 내 가장 많은 슈퍼컴퓨터를 보유한 것은 중국이다. 173개를 보유했다. 미국은 128개고 일본이 33개로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슈퍼컴퓨터를 공급한 업체는 레노버로 161개 슈퍼컴퓨터를 공급했다. HPE가 96개로 2위다.
일각에서는 프론티어가 실제 세계 1위 컴퓨터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작년 중국에서 이미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2대를 개발했다는 설이 있는데,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한편 정부는 2030년까지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설계 및 제작, 설치 역량을 확보해 세계 5위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정부 목표보다 8년 이르게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가 등장함에 따라 8년 뒤2030년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더라도 5위를 차지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