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가 내년 말까지 600페타플롭(PF)급 차세대 슈퍼컴퓨터를 구축한다.
통상 정부는 5년 주기로 최신 기술이 적용된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 구축된 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은 지난 2018년 도입됐다. KISTI는 예산타당성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누리온’ 대비 20배 빨라진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 본부장은 지난 7일 열린 KISTI 창립 6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1962년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KORSTIC)로 시작한 KISTI는 2001년 산업기술정보원(KINTI)와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가 통합돼 출범한 이래 창립 60주년을 맞이하고 9일 기념식을 가졌다.
KISTI의 슈퍼컴퓨터 운영은 대한민국의 슈퍼컴퓨터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1988년 KISTI는 국내 최초로 국가슈퍼컴퓨터 1호기를 도입한 이래 국내 연구자들에게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이후 매년 5년 주기로 최신 슈퍼컴퓨터를 구축, 운영 중이다.
현재 운영 중인 KISTI의 최신 슈퍼컴퓨터는 2018년 3월 정식 개통한 ‘누리온’으로 HPE 크레이의 CS500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57만코어가 탑재돼 연산속도가 25.7PF에 달한다. 이는 1초에 2.57경번의 연산이 가능한 수준이다. 2.57경번은 빛이 1미터 움직이는 아주 짧은 시간에 8570만번 실수 연산을 할 수 있는 속도다.
최근 발표된 전세계 슈퍼컴퓨터 ‘톱500’ 순위에서는 42위를 차지했다. 이식 본부장은 “도입 시점이었던 2018년만 해도 11위의 성능으로 진입했지만, 국가별로 성능이 향상된 새 슈퍼컴퓨터들이 순위권에 진입하면서 현재는 42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KISTI는 슈퍼컴퓨터 교체 주기가 도래함에 따라 내년 말에는 600PF급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는 기존 5호기 대비 20배, 1호기에 비해서는 무려 1200만배 빠른 성능을 낸다. 앞으로 도입될 6호기 슈퍼컴퓨터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 진행 중으로 조만간 결과가 나온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말경 도입돼 2028년까지 3099억원이 투입된다. 기존 연구개발과 더불어 인공지능(AI)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아키텍처를 설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부턴 한국형 슈퍼컴퓨터 개발도 본격화한다. 지난해 발표된 ‘국가초고성능컴퓨팅 혁신전략혁신전략’에 따라 핵심 기술에 집중적으로 R&D을 진행,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2030년까지 엑사급 슈퍼컴퓨터를 독자기술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엑스플롭급 슈퍼컴퓨터는 1초에 100경 번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이다.
이 본부장은 “이미 최근 발표된 슈퍼컴퓨터 순위 엑사급 성능을 내는 시스템이 등장했지만, 우리기술로 만들어보자는 것에 상징성이 있다”며 “시스템 순위보다는 잘 활용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