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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KCC도 아니다"…베어링PEA, PI첨단소재 '인수전' 승리

- 매각금액 1조3000억원 추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폴리이미드(PI) 필름업체 PI첨단소재의 새 주인 윤곽이 드러났다. 홍콩 사모펀드 운용사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가 국내외 기업 간 경쟁을 뚫고 최종 승자로 등극했다.

7일 PI첨단소재에 따르면 최대주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주관사 JP모건이 베어링PE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했다.

이날 PI첨단소재는 “베어링PEA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주요 계약조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PI첨단소재는 지난 2008년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합작해 만든 회사다. 2020년 글랜우드PE가 양사 보유 지분 전량인 54%를 인수하면서 사명이 SKC코오롱PI에서 PI첨단소재로 바뀌었다.

현재 PI첨단소재는 PI필름 시장점유율 1위다. 지난해 기준 31.2%로 일본과 미국 회사들에 앞섰다. 제품군으로는 ▲경연성인쇄회로기판(FPCB)용 ▲방열시트용 ▲전기차 배터리 절연용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용 칩온필름(COF)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및 반도체 공정용 PI필름 등이 있다.

이번 매각 대상은 PI첨단소재 경영권 지분 54%다. 당초 예비입찰에 10곳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JP모건은 5곳을 예비인수적격후보(쇼트리스트)로 추렸다. 베어링PEA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KCC글라스, 프랑스 알키마, 벨기에 솔베이 등이었다. 이중 유일한 사모펀드인 베어링PEA는 높은 가격과 임직원 고용보장 등을 제시하면서 유수 화학 기업들을 제쳤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글랜우드PE아 베어링PEA 간 협업이 이뤄진 점도 한몫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사는 지난 2016년 한라시멘트 지분 99.7%(6300억원 규모)를 공동 인수한 바 있다. 이듬해 베어링PEA는 글랜우드 보유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같은 해 말 아세아시멘트에 재매각하면서 2배 이상 차익을 거둔 사례가 있다.

거래 금액과 일정 등은 미정이다. 업계에서는 1조3000억원 내외로 추산한다. 글랜우드PE 인수금액(6070억원)의 2배를 상회한다.

베어링PEA는 PI첨단소재의 시장 지위, 성장성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PI첨단소재는 지난해 연간 매출 3019억원, 영업이익 75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편 글랜우드PE와 베어링PEA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할 전망이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신고 등 절차가 정상 진행될 시 오는 9월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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