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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77조원에 VM웨어 인수···‘브로드컴 인수 잔혹사’ 재현되나?

- 브로드컴 77조원에 VM웨어 인수, IT 업계 2번째 빅딜
- ‘브로드컴 인수 잔혹사’ 우려··· CA·시만텍은 인수 직후 구조조정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정보기술(IT) 업계 사상 2번째 빅딜이 이뤄졌다. 가상화 및 클라우드 기업 VM웨어가 반도체 칩 제조기업 브로드컴에 인수된다. 거래금액은 610억달러(약 77조원)다.

26일(현지시각)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 혹 탄(Hock Tan)은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선도적인 반도체와 소프트웨어(SW) 비즈니스를 결합한다. 인프라 기술 선도 기업으로써 고객에게 VM웨어의 재능 있는 팀이 브로드컴에 합류해 혁신의 공유 문화를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라구 라구람(Raghu Raghuram) VM웨어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우리는 브로드컴의 신규 SW 플랫폼이 됐다. 브로드컴의 기존 엔터프라이즈 SW 포트폴리오와 VM웨어의 팀이 결합해 놀라운 SW 플레이어가 탄생할 것”이라며 “점점 더 복잡해지는 멀티 클라우드 시대에서 고객이 번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VM웨어 주주는 VM웨어 주식 1주당 142.5달러 또는 브로드컴 보통 주 0.252 주 중 하나를 받게된다. VM웨어 주식의 약 50%는 현금으로, 50%는 브로드컴의 보통주로 교환될 예정이다.

VM웨어의 지분 40.2%를 보유한 마이클 사울 델(Michael Saul Dell)과 10%가량을 보유한 사모펀드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파트너스는 해당 거래에 찬성, 서명한 상태다. 브로드컴은 은행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320억달러의 융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거래는 IT 업계에서 2번째 규모의 빅딜이다.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가 687억달러에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것이 역대 최고액이다. 브로드컴은 VM웨어를 품음으로써 전체 매출 중 SW 관련 비중이 약 49%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를 마냥 반기지는 않는 중이다. 브로드컴은 2018년 CA테크놀로지 인수 이후 직원을 절반 가까이 해고했다. 특히 35명 규모였던 한국 지사는 2명만 남겨두는 등, 사업 재편을 통한 수익 극대화에 치중했다. CA테크놀로지가 인수한 기업을 재매각하기도 했다.

2019년 인수된 시만텍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브로드컴은 시만텍 인수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이버보안 서비스 사업 부문을 액센츄어에 판매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축소했고, 30여명에 달하던 시만텍코리아 인원도 2~3명만 남겼다.

특히 시만텍의 경우 브로드컴에 인수된 뒤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300%라는 폭발적인 가격 인상을 통보한 전례도 있다. 인력 축소로 기술 지원이 약화됐으나 비용은 크게 올리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전례에 따라 VM웨어에도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VM웨어는 코로나19 이후 클라우드, 보안 등으로 사업 보폭을 넓혀왔는데, 사업 및 국내 지원의 약화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브로드컴 잔혹사’가 이어질지, 새로운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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