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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법률리그 ⑱] 등록대행업체를 통한 상품이미지 도용 시 법적문제


[법무법인 민후 양진영 변호사] 더 많은 제품, 더 많은 이미지, 더 많은 후기를 확보한 쇼핑몰이 그렇지 않은 쇼핑몰보다 경쟁력이 높다. 그렇기에 쇼핑몰 간에는 제품후기 확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타사 쇼핑몰 제품 후기 이미지, 제품 후기 글 등을 무단으로 복제하여 자사 쇼핑몰에 적용하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품 후기 사진이 무단으로 도용되었을 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제품 후기 사진이 허락없이 타사 쇼핑몰에 도용된 사건에서,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상품이미지의 기준, 쇼핑몰운영자가 아닌 제3의 등록대행업체가 상품이미지를 등록한 경우의 책임의 귀속주체에 관하여 판시하였기에 살펴본다.

우선, 상품이미지를 도용당한 경우라도 그 이미지가 법적으로 저작권법의 보호범위에 있어야 한다. 저작권법상 보호받지 못하는 이미지는 아무리 도용당했다고 하더라도 저작권침해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또한 도용당한 이미지가 원본 이미지와 실질적 유사성이 있어야 한다. 동일 또는 유사하지 않은 이미지는 침해로 인정받지 못한다.

대법원은 “사진저작물은 피사체의 선정, 구도의 설정, 빛의 방향과 양의 조절, 카메라 각도의 설정, 셔터의 속도, 셔터찬스의 포착, 기타 촬영방법, 현상 및 인화 등의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인정된다면,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1. 5. 8. 선고 98다43366 판결).

또한 “사진촬영이나 녹화 등의 과정에서 원저작물이 그대로 복제된 경우, 새로운 저작물의 성질, 내용, 전체적인 구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저작물이 새로운 저작물 속에서 주된 표현력을 발휘하는 대상물의 사진촬영이나 녹화 등에 종속적으로 수반되거나 우연히 배경으로 포함되는 경우 등과 같이 부수적으로 이용되어 그 양적․질적 비중이나 중요성이 경미한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저작물에서 원저작물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이 그대로 느껴진다면 이들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4. 8. 26.선고 2012도10786 판결 참조).”라고 판시하여, 원저작물이 동영상 촬영, 사진 촬영 중 노출되어 저작권침해가 문제되는 경우에는 도용된 저작물에서 원본 저작물의 창작적인 표현형식이 느껴지는 경우에 실질적인 유사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창작적인 표현형식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진이 도용당한 경우 어떠한 법적책임도 물을 수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저작권법 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경우라도, 경우에 따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부정경쟁행위로 보아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에서는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들여 수집·제작한 상품이미지를 경쟁사가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경쟁방지법 상 손해배상청구, 게시금지청구, 삭제청구 등이 가능하다.

한편, 제품후기 사진을 도용한 업체에서는 도용된 상품이미지를 자신이 직접 등록한 것이 아니라 상품대량등록프로그램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그 프로그램으로 올린 것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상품대량등록프로그램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위 업체가 제공해주는 다량의 파일을 받아 여기에 상품명 등을 수정입력하는 등의 행위를 거쳐 피고가 직접 피고 전자상거래 웹페이지에 게시한다는 취지이므로, 피고 전자상거래 웹페이지에 게시하는 과정에 일어나는 서버에의 복제 및 해당 웹페이지에의 업로드 등을 통하여 피고 스스로에 의한 복제 및 공중송신 행위가 일어난다고 봄이 타당(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7. 22. 선고 2020가합594525 판결)“하다고 보았다.

나아가 “설령 피고 스스로에 의한 복제 및 공중송신 행위는 없이 상품대량등록프로그램 업체에 의하여 이 모든 과정이 일어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피고와 상품대량등록프로그램 업체 사이의 계약을 통하여 해당 피고가 그렇게 하도록 한 결과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 자체를 해당 피고가 상품대량등록프로그램 업체를 수족으로 사용하여 직접 한 것과 마찬가지로 봄이 타당”하며, “적어도 피고가 위 업체의 이러한 행위를 교사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민법상 불법행위의 교사자는 공동행위자로 간주되어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을 부담하므로(민법 제760조), 어느 모로 보더라도 피고는 복제권 및 공중송신권 침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7. 22. 선고 2020가합594525 판결).

요즈음 워낙 정보확보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 상품이미지, 상품 후기 등을 업체에 맡겨 대량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쇼핑몰 운영자가 타 업체에 용역을 주어 상품이미지, 후기를 등록하도록 한 경우라도,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은 결국 쇼핑몰 운영자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판시를 통하여, 상품이미지가 도용된 경우 저작권법,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도용행위가 제3의 용역업체 또는 제3자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등록된 것이라도 결국 쇼핑몰 운영자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는 생각지도 못하게 권리를 침해받거나, 자신도 모르게 불법을 넘나드는 행위를 할 수 있다. 권리를 침해받은 경우 신속하게 권리구제를 위하여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고, 사업상 계획에 조금이라도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사전에 충분한 법률검토 후 시행하여야 할 것이다.

<양진영 변호사> 법무법인 민후

<기고와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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