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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인재 가뭄…영입 전쟁·육성책 마련 '총력'

- 인수위 “대학 반도체 학과 정원 규제 푼다”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정보기술(IT) 업계의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억대 연봉을 주고도 개발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IT 부문 핵심으로 꼽히는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마저 엔지니어 부족으로 신음 중이다. 반도체 산업이 업체별 경쟁에서 국가대항전으로 번진 만큼 기업 자체 노력에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말 기준 국내 반도체 인력은 9만9285명이다. 반도체 기술 개발과 생산 등에 필요한 인원이 1621명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부족 명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업체들은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는 한편 경쟁적으로 연봉을 인상하면서 ‘인재 모시기’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는 오는 10일까지 경력 2년 이상 또는 박사 학위 보유자를 모집한다.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올해만 세 번째 공고를 냈다. SK하이닉스는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5년 미만 경력자를 뽑는 ‘주니어탤런트’ 전형을 실시 중이다.

삼성전자는 오랜 진통 끝에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9%로 정했다. 지난해(7.5%)보다 올라간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예년의 2배 수준인 평균 8% 인상했고 DB하이텍은 올해 신입사원 초임을 14.3% 올렸다.

우리나라 반도체 ‘빅2’는 국내 대학과 연이어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성균관대 연세대 카이스트 포스텍, SK하이닉스는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과 손을 잡았다.

코아시아 세미파이브 에이디테크놀로지 가온칩스 등 디자인하우스 업체들도 엔지니어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수탁생산(파운드리) 간 가교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개별 프로젝트당 수십~수백명이 필요해 다수 고객사와 작업을 동시 진행하기 위해서는 머릿수 싸움이 불가피하다.

코아시아는 작년 말부터 ‘GDEC(Global Design Education Centre)’라는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매년 수십명 이상을 채용해 자체 커리큘럼을 통해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세미파이브는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등 글로벌 거점을 통해 해외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개인기로만 인재풀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국내 법인을 확장하면서 한국 내 인력 쟁탈전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면서 “우선 매년 배출되는 인력의 총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산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 중이다. 지난달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는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규제를 풀어 육성 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카이스트를 찾아 “세계 각국이 반도체 기술과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선거 공약으로 ‘반도체 초강대국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민관이 공동으로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하는 산학협력 플랫폼을 마련해 대학과 기업의 연구 성과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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