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지난 2018년부터 카카오를 이끌어온 여민수 대표가 “카카오 혁신을 응원하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카카오 수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제 새롭게 선임된 남궁훈 대표가 단독대표 체제로 카카오를 향후 2년간 이끌 예정이다.
29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제주 본사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카카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며 “남궁훈 대표를 중심으로 사회가 카카오에게 기대하는 미래 지향적 혁신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용 공동대표는 연임 의사가 없음을 일찍이 밝혔다. 이에 여 대표는 연임하면서 새 대표 내정자와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려 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 경영진 스톡옵션(주식매수권) 대량 행사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자,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경영진 도덕적 해이라는 홍역을 겪긴 했지만, 카카오는 조수용‧여민수 공동대표 체제 아래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48% 영업이익은 31% 성장했으며, 카카오톡은 4500만에 이르는 월간활성이용자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콘텐츠, 블록체인 사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 본격화, 클라우드를 포함한 기업(B2B) 사업 확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여 대표는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공략과 미래먹거리발굴을 고민한 끝에, 카카오 다음10년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와 비욘드 모바일(Beyond Mobile)로 정의했다”며 “비욘드 모바일은 새롭게 펼쳐지는 메타버스나 웹3.0과 같은 사업적 방향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텍스트 기반으로 메타버스를 만들 예정이며, 클레이튼은 올해 메타버스에 특화된 블록체인으로 진화하며, 웹3.0 시대 글로벌 탑티어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도약한다.
여 대표는 “카카오와 카카오공동체는 메타버스와 웹3.0 시대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플랫폼과 모든 형태의 디지털 콘텐츠 형태소를 보유하며, 새로운 시대를 위한 기반을 이미 마련했다”며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사회의 요구”라고 덧붙였다.
또한, 여 대표는 “픽코마는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예정이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스토리 플랫폼은 북미, 동남아, 유럽 등에서도 유의미한 성과와 가능성을 보이며 북미, 아시아 1위 콘텐츠 플랫폼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비욘드 코리아 전략은 카카오에서 시도한 다양한 실험과 성공의 결과가 글로벌 서비스로 이식되고, 글로벌에서 거둔 성공의 결과가 카카오에 연결되는 선순환고리의 시작점”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남궁훈 전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남궁훈 대표는 이날부터 단독대표로 공식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카카오 이사회는 “남궁훈 신임 대표는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는 경험을 축적하고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후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카카오 미래를 준비해오는 등 카카오톡 다음 단계 비전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구현할 최적의 리더”라고 판단했다.
동시에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김성수·홍은택 센터장도 사내이사에 올랐다. 김범수 의장이 이사회에서 사임함에 따라 남궁훈, 김성수, 홍은택 이사회 3인 체계가 구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