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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1·2위가 움직인다…엔비디아, 인텔 파운드리 협업 예고

- TSMC·삼성전자, 2파전에 인텔 합세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첨단 공정 분야에서 대만 TSMC와 삼성전자 이외 선택지가 없던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계에 새 얼굴이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앞둔 인텔이 대상이다. 팹리스 공룡들은 연이어 인텔과의 동맹을 시사했다. 파운드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4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새로운 파운드리 협력사로 인텔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다. 지난 23일 ARM 네오버스 기반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그레이스 슈퍼칩’을 공개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동안 엔비디아는 TSMC 또는 삼성전자에 주력 제품 생산을 맡겨왔다. 이번 CEO의 발언이 의례적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최근 바이든 행정부 기조를 보면 묘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미국은 자국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520억달러(약 63조원)을 지원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등 반도체 세계대전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인텔 마이크론 램리서치 등 CEO가 미국 상원에서 주최하는 ‘차세대 혁신 기술 발전’ 회의에 참석하면서 속도가 붙은 상태다.

팹리스 톱5 중 4곳이 미국 기업이다. 퀄컴(1위) 엔비디아(2위) 브로드컴(3위) AMD(5위) 등이 대상이다. 분류상 순위에 포함되지는 않는 애플과 자체 칩 활용에 나선 아마존 구글 테슬라 등도 있다. 이들 공략을 위해 TSMC와 삼성전자는 미국 생산라인을 확충하기로 했다.
이제 시선은 인텔로 향한다. 인텔은 팻 겔싱어 CEO가 부임하면서 파운드리 사업 재개를 선언했다. 미국과 유럽에 각각 100조원 이상 투입을 결정한데다 추가 투자도 예고했다. 인텔은 주요 팹리스 업체들과 같은 국적의 회사다. 미국 정부 기조에 따라 자국 기업 간 거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은 인텔에 긍정적이다.

이미 퀄컴과 아마존 등은 인텔의 예비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인텔은 애리조나 공장 가동에 돌입하는 2024년부터 두 회사의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엔비디아까지 합세한다면 팹리스 1~2위를 고객사로 맞이하게 된다.

일련의 과정은 TSMC보다는 삼성전자에 여파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TSMC의 제한적인 생산능력에 따른 수혜를 인텔과 양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TSMC는 애플 AMD 등과 확실한 동맹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퀄컴 엔비디아 등도 고객사지만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다. 삼성 파운드리의 경우 시스템LSI 사업부를 제외하면 퀄컴 엔비디아 점유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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