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인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차기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거버넌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17일 경제2분과 간사에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등을 임명하며 7개 분과 인선을 완료했다.
당초 경제2분과에서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 과학기술교육분과에서 과학기술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기정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과학(1차관실)과 ICT(2차관실)로 조직이 분리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실제 정치권 등에선 ICT와 우주 관련 조직을 분리하고, 과학분야를 교육부와 합쳐 이명박 정부 당시 신설한 교육과학기술부 모델로 가는 부총리급 부처 신설 등이 거론되는 등 ICT 홀대론 주장이 일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 임명된 인수위원의 면면을 살펴보면, 과기정통부에서 다루는 ICT 영역은 과학기술교육분과에서 담당하고, 반도체 등 산업부에서 다루는 ICT는 일자리, 노동, 부동산과 함께 경제2분과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과학기술교육 분과 간사로 발탁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간사를 맡는 등 ICT 정책 입안의 중심에 있다.
인수위도 박의원 인선에 대해 “방송통신분야에 대한 애정과 식견이 깊은 국회의원”이라며 “정계 입문한 이후, 꾸준히 과방위 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ICT분야의 고도화 및 융합화에 따른 정보통신설비 및 시공 문제에까지 관심을 갖고 통신분야의 세세한 정책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김창경 한양대 교수 역시 ‘4차산업혁명 전도사’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디지털플랫폼 정부 수립 공약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수위는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과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역임하는 등 과학기술 분야의 학식과 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라며 “인수위에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행정 서비스에 결합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공약을 구체화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ICT 국장 2명, 과학기술 국장 2명으로 인수위 자문위원회에 복수의 파견 전문위원을 추천한 상태다. ICT 분야에선 강도현 정보통신정책관과 류제명 인공지능기반정책관, 과학기술(1차관) 분야는 이창윤 기초원천연구정책관, 김성수 연구개발투자심의국장이 추천됐다.
이와 함께 방송·미디어 분야는 사회복지문화 분과에서 담당한다.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육성 등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선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3개 부처로 흩어져 있는 만큼 독임제 부처 출범이 예상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시절 공약집을 통해 “미디어를 언론으로 국한시켜 규제의 대상으로 한정하고, 여러 부처로 분산된 거버넌스 문제가 상황을 악화시켰다”며 미디어·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전담기구인 ‘미디어혁신위원회’ 신설을 발표한 바 있다.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 가운데 방송 분야는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담당할 예정이다. 인수위는 “김 부시장은 1998년 김대중대통령 취임식 실행위원을 지낸 바 있으며, 언론 및 방송 관련 분야에서 꾸준히 학문적 역량을 쌓고 있다”며 “향후 공영방송이 사회적 공기로서 국민을 위해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고,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언론의 역할을 되찾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에선 배중섭 기획조정관과 김영관 방송기반국장을 인수위 자문위원회 파견 전문위원으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번에 임명된 경제2분과 위원 4명 중 3명이 SK그룹에 몸담은 것으로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경제2분과 간사를 맡은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2012년부터 6년 간 SK하이닉스 사외이사를 지냈고, 인수위원인 왕윤종 동덕여교 교수와 유웅환 SK텔레콤 고문은 SK 임원 출신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재직하면서 국제거시금융실장과 세계지역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한 왕 교수는 2004년 SK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으로 영입됐다. 2012년에는 SK중국경제연구소장을 역임하며 최태원 SK회장에게 글로벌 경제에 대한 보고서를 자주 올려 ‘최태원의 경제교사’로도 불린다.
인텔 엔지니어를 거쳐 삼성전자와 현대차 임원으로도 활동했던 유웅환 위원은 2018년부터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장과 SV이노베이션센터장, ESG혁신그룹장(부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