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최근 5년여 간 국내 시중은행 점포 수가 1500개 넘게 없어진 가운데 금융소비자들의 은행 오프라인 점포 축소에 따른 조사가 나와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2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폐쇄된 국내 은행 점포는 총 1507곳에 달했다. 특히 수도권에 점포 폐쇄가 집중됐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 515개(40.4%) ▲경기도 245개(19.2%) 등 수도권에서 폐쇄된 은행 점포 수가 전체의 약 60%였다. 이어 ▲부산 98개(7.7%) ▲대구 74개(5.8%) ▲경남 54개(4.2%) ▲인천 51개(4.0%) 순이었다.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디지털 뱅킹 이용자수가 확대되면서 임대료가 들어가는 오프라인 점포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효율화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전통적인 금융업의 본질을 바꾸려는 시도의 일환이기도 하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은행의 점포 축소로 인해서 어르신분들께서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을 저희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연합회에서는 TF를 통해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다만, 오프라인 점포 개수가 줄어드는 추세 자체는 금융서비스의 중심이 이미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변화함에 따라 불가피한 추세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경제연구소 금융정책실 ‘디지털 금융 활성화에 따른 금융소비자 보호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소비자들은 디지털 뱅킹이 주는 편리함은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은행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 비중이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경제연구소는 금융서비스 이용 실태와 이용 은행 영업점 이전 및 폐쇄 경험 및 은행 업무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디지털 금융에 전환 업무에 관한 소비자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시행했다.
전국 20대부터 60대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연령별, 지역별, 소득별, 직업별로 구분하여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주된 이유는 ‘방문해서 처리 해야하는 일이 라서’가 63%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은행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 이유로 ‘직원에게 직접 상품 설명이나 상담을 받기 위해서’ 선호한다는 응답률이 50%로 나타났다.
반면, 모바일 및 인터넷뱅킹으로 처리하는 용무는 전체의 85.1%가 계좌이체 업무를 선택했으며, 주된 이유는 ‘업무처리 절차가 신속하고 간편해서’의 응답률이 49.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바일 및 인터넷뱅킹 사용 시에 불편한 점은 ‘개인정보, 거래 정보 관리등의 보안이 우려된다’가 19.9% 응답률로 가장 높고 ‘거래 중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조치가 어려움’이 18.3% 나타났다.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 및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증가해도 금융소비자들은 여전히 은행에 방문해 처리하는 일이 있으며, 직원에게 직접 설명이나 상담을 받기 위해 은행 영업점 방문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이용 은행 영업점의 폐쇄 및 이전으로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으며 은행들의 디지털 금융 전환에 대해서는 해킹 등의 보안사고에 대한 우려를 가장 많이 하고 있었다.
이처럼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과 맞물려 점포 축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은행의 논리에 금융 소비자들은 동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프라인 지점의 필요성에 대해 금융소비자들의 요구가 큰 상황에서 은행들의 전략적 판단도 재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보고서에선 갈수록 복잡해지는 금융상품의 구조와 모호해지는 상품 간의 경계로 소비자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디지털 금융 활성화에 따른 금융소비자 보호 방향에 대해 금융당국은 은행 영업점 통폐합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모니터링해 충분한 준비절차에 대한 평가 및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