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스마일게이트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국위 선양 중이다. 한국 게이머는 현재 무슨 게임을 기다리고, 열광하고 있나. 로스트아크를 이제 알게 된 해외 게이머가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말도 나온다.
23일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 데이터베이스(DB)에 따르면 이날도 피크 이용자 수는 103만177명으로, 출시 후 하루 1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해당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배틀그라운드’ 이후 한국 게임이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 게이머는 매년 신작을 기다리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도 국내 게임업계는 이렇다 할 신작을 내놓지 못했다. 지스타에선 대형 AAA급 기대작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신규 지식재산권(IP)이라고 해도 장르가 한국형 MMORPG에 사로잡혀 있어 어디선가 본 듯했고, 유명 지적재산(IP) 우려먹기로 타이틀 이름이 조금 다른 게임 몇몇이 다였다.
이런 와중에, 게임업계는 현재 블록체인 신사업을 너도 나도 꺼내들었다. P2E(Play-to-Earn·돈버는 게임),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신작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한국 게이머는 게임법 규제로 이를 즐길 수도 없다.
지난 콘퍼런스콜 당시 게임사들이 앞다퉈 NFT 게임 출시를 예고했고, 이번 분기도 역시 예고에 그쳤다. 어떤 게임인지보다 NFT를 붙였다는 데 방점을 찍는 것 같아 걱정도 든다. 게이머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플레이하고, 재미를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열게 할 기대작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 게이머들은 아직까진 가상에서의 가치를 키우는 일보다 현실에서의 ‘나’에게 주어진 일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다. 재밌게 하는 게임에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를 찾는 건 몰라도, 가치만을 키우기 위해 진입을 시도하는 케이스의 게임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한국 게이머는 현재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게 맞다. 그러나 재미는 게임산업 역사에서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절대 경쟁력이자, 기본이다. ‘P2E이다’ ‘블록체인이다’ 하지만, 한국 게임사는 황금 같은 타이밍에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한국 게임 이용자는 그저 재밌는 게임이 하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