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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삼성전자, 'ODM폰 확대' 아쉬운 이유는

- 중저가 스마트폰, ODM 비중 확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지난해 LG전자가 철수하면서 삼성전자는 국내 유일한 스마트폰 제조사로 남았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와 외로운 싸움을 펼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몇 년간 ‘갤럭시A’과 ‘갤럭시M’ 시리즈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선진국의 스마트폰 보급이 어느 정도 완료된 가운데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는 차원이다. 인도 브라질 등에서 스마트폰 신규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의 중저가 모델 판매가 대폭 늘었다.

해당 부문에서는 중국과 경쟁 중인데 가격경쟁력에서 승패가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원가 절감을 위해 윙텍, 화친 등 중화권 제조자개발생산(ODM)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전략에는 부작용이 동반했다. 국내 협력사의 붕괴다. 자체 생태계를 갖춘 ODM이 한국 부품업체를 배제하면서 실적 부진이 불가피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베트남 등 해외 생산거점이 정상 가동하지 못한 점도 발목을 잡았다. 매각 또는 사업 철수에 나선 스마트폰 렌즈 업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원가 부담이 중견·중소 기업이나 삼성 계열사 등으로 넘어간 부분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부품 단가가 인하된 협력사와 성과급으로 보상받은 무선사업부가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폰에 대만 미디어텍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탑재량을 늘리고 중국 BOE와 CSOT 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채택을 고려하는 등 국산 부품이 줄어드는 추세다.

전자업계에서는 향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급망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화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고 무역 이슈 등에 휘말리면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이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당연한 처사다. 모바일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신시장 공략도 필수인 시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국 부품 생태계가 무너진다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가 절감과 상생의 무게중심이 잘 맞춰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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